당신의 시간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by 친절한 곰님

당신의 시간은 무엇에 전념하는지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지표다.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는 결코 숨길 수 없다.

(벤저민하디_퓨처 셀프 268쪽)


내가 사용하는 시간은 내가 무엇에 전념하는지 보여주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저 문장을 읽고 요즘의 나는 어떤 일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6시 알람소리에 일어나자마자 미지근한 물을 한 잔 마시고 쌀을 씻어서 밥솥에 넣는다. 거실에 있는 책상의 노란 조명불을 켜고 25분 정도 책을 읽는다. 그리고 밥솥의 취사 버튼을 누른다. 아이들이 간단하게 먹을 반찬을 준비한다.


7시쯤 자고 있는 아이들을 건성으로 한번 깨우고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간다. 머리를 말리고 다시 한번 더 아이들을 깨운다. 이제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아이들은 알아서 옷을 입고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다.


8시쯤 아이들이 학교로 출발하고 나는 아들방 독서대에 악보를 펼쳐 놓고 방문을 닫은 채 기타 연습을 한다. 매주 토요일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기타 수업을 듣는다. 가는 날보다 가지 않는 날이 더 많지만 집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매일 15분의 시간으로 나는 기타 연주를 꽤 잘하는 학생이 되었다. (물론 같이 시작한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서.)


나머지 15분은 일본어 관련 영상을 듣거나 본다. 일본인이 운영하는 브이로그나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예전에 사두고 팽개쳐졌던 일본어 문법책을 본다. 일관성 없는 공부 방법이지만 언젠가는 일본 사람과 대화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8시 35분쯤 사무실로 출발한다.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고 저녁을 먹고 아이들의 문제짐을 채점하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후 9시 30분쯤 우리 집의 불은 꺼진다.


나만의 시간은 출근하기 전의 아침시간이다. 시간을 내어 책을 읽고, 기타를 치고, 일본어 공부를 한다. 다 합해서 한 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나를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저녁잠도 많고 아침잠도 많은 나지만 한 번의 알람 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나를 위해 내가 시간을 내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6개월 전만 해도 나를 위해 시간을 비워둔 적이 없었다. 늘 쫓기듯 살고 아주 가끔 시간이 나면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들었다. 그러다가 나를 위해 꾸준하게 시간을 내어 주는 일이 소중해졌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해 보고 있다.


나는 시간을 쪼개서 나를 위해서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 사진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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