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쿠폰의 공유
'띵동'
남편에게서 온 카톡이다. 얼마 전 지인의 결혼식에 축의금을 했는데 감사의 의미로 스타벅스 쿠폰을 받았다며 나에게 전달한다는 내용이다. 나는 이렇게 받은 쿠폰을 모아두었다가 혼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싶을 때 카페로 간다. 처음에는 내 돈을 조금 더 보태 아이들과 같이 카페에 갔다. 그런데 아이들은 책은 뒷전이고 음료만 먹고 빨리 집에 가자고 조르는 통에 언제부터인가 혼자서 가게 되었다. 공짜로 생긴 쿠폰으로 혼자 가카페에 앉아 있으면서 나는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있다.
'띵동'
딸의 카톡이다. 중학교 입학 전 교복을 입고 찍은 증명사진이 필요한데, 친구와 찍기로 했다며
'엄마, 아빠가 준 커피 쿠폰 있으면, 나 보내줘. 친구도 그 카페 쿠폰 있다는데, 음료수로 바꾸어서 먹을게'
생각하지 못한 일이다. 나만 쓸 수 있다고 생각한 커피 쿠폰이었는데 딸이 달라고 한 것이다. 엄마꺼니까 줄 수 없다고 말할 수가 없다. 이제는 친구와 둘이서 커피숍에 가는 중학생 딸이 된 것이다.
남편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딸이 나의 커피 쿠폰을 탐내서 줬다고. 남편은 커피쿠폰이 생기면 넘겨줄 테니 나보고 알아서 하라고 한다. 말이라도 나만 몰래 사용하라고 말해줬으면 좋았을걸.
딸이 친구들과 마라탕을 먹고 인생 네 컷을 찍는 일은 초등학생 또래의 아이들이 하는 문화라고 생각했는데, 커피숍에 친구와 앉아 있는 모습을 생각하니 부쩍 커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더 어른들의 모습을 따라 할.
그리고 어느샌가 부쩍 어른이 되어 있을.
이왕이면 올바른 어른으로 자라길 바라.
내가 먼저 올바른 어른의 모습을 선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