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by 거미숲

버드나무가 치유를 상징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적이 있었다. 그래서 버드나무 아래를 지나갈 때면 나는 항상 아주 천천히 걷는다. 치유의 손길이 나의 머리 꼭대기에 오래 닿을 수 있도록. 투명한 손가락들이 여기저기에 흩어진 고통들을 어루만져 그것들을 태워버릴 수 있도록.


사실 고통은 여전하지만 기분은 좋아진다. 아무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괴로움들은 다른 어떤 사람도 완전히 치유해 줄 수 없다. 나와 일체가 가능한 신비로운 어떤 존재만이 나를 구원해줄 수 있을까? 저기 버드나무는 치유의 상징이고 나의 생각과 고통을 공유한다. 내가 원했기 때문이다. 나무는 무조건적이고 자신의 할 일을 한다. 아주 오래전 아픈 배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머니의 손바닥과 같은 치유와 재생의 손길을 상상한다. 그것을 느끼고 공감한다. 이것만으로도 지금의 나에게는 충분하다.


긴 머리카락처럼 드리워진 버드나무의 잎사귀들이 갑작스러운 바람에 흔들리며 자신의 주름진 이마를 드러낸다. 그늘에 숨어있던 연민의 눈동자 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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