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키드를 보고 난 후>

by 진다르크

한 달 반 전쯤 지인에게 영화 위키드가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검색을 해보니 영화의 장르가 판타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내가 흥미를 느끼는 장르이기도 하고 내가 쓰고 싶은 소설 분야도 판타지이기에 들뜬 마음으로 나 혼자 강남역 CGV로 향하였다.


그날은 한파인 주말 저녁이었고 영화관 자리에는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채워주었다. 줄거리가 스포 되기 때문에 아주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영화 속 두 주인공들이 마법사에게 초대를 받게 되고 위기와 모험을 부딪히며 마법 같은 우정을 쌓아가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16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제일 기억에 남는 대사가 하나 있다. 바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가 '엘파바'(신시아 에리 비보)에게 "춤추듯이 가볍게 살아"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왜냐하면 늘 내가 인생을 살면서 유념하는 가치관이기 때문이다.


나는 영화표를 현장에서 예매하고 팝콘을 결제한 후 깜빡이는 나의 번호표를 확인하고 팝콘을 받았다. 그리고 콜라는 셀프였기에 팝콘을 내려놓고 콜라 컵을 들으려는 순간 우르르 팝콘들이 떨어졌다. '아 내 아까운 팝콘..' 다행히도 팝콘을 진열대에 쏟은 터라 얼른 맨손으로 주워 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옆에서 쳐다보는 다른 사람들 시선이 조금 창피하기도 해서 정신없이 흩어진 팝콘을 부랴부랴 담고 있는 찰나에 문득 피식 웃음이 나왔다.


팝콘이 쏟아져서 순간 짜증이 났었을 수도 있고 욱한 마음에 '아씨..'라고 말하며 괜히 성질을 부렸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난 이 상황이 재밌고 하나의 웃긴 에피소드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이는 태도를 선택했다. 그리고 영화가 중후반으로 흐른 무렵 스크린을 바라보고 팝콘을 집다가 패딩 손목 자락에 걸려 다시 한번 팝콘을 바닥에 우르르 쏟았다. 그리고 나는 또 한 번 피식 웃었다. '나 진짜 칠칠맞네 바보 같고 너무 웃기다'라고 생각하며.


같은 상황이어도 우리는 어떠한 태도를 가지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내가 팝콘을 쏟은 나 자신에게 '너 진짜 한심하다. 도대체 왜 그러냐 매일 산만하기만 하고 아까운 팝콘 어떡할 거야'라는 태도를 가졌을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아 진짜 하루하루가 코미디다. 늘 재미있는 일들은 생겨나'라는 태도를 선택했다.


왜냐하면 인생은 한 편의 연극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코미디 연극! 우리는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을 살아간다고 생각하겠지만 생각해 보면 똑같은 하루는 없다. 늘 우리는 다른 에피소드들을 겪으며 살아간다. 그것도 재미있고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들로!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즐겁고 우리가 웃을 수 있는 에피소드들은 늘 우리 곁에 있다. 어느 날은 급하게 외출을 하는 바람에 바지 지퍼를 내리고 하루 종일 돌아다닌 적이 있었고 하루는 장염에 걸린 날이었는데 지하철역에 내려서 부랴부랴 집으로 걸어가던 도중에 그만 바지에 실수를 한 적도 있었다.


우리 주변에는 우스꽝스럽고 피식 웃음이 나는 일들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 다만 당신이 상황을 하나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라고 생각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기만 한다면 말이다. 우리의 삶은 한 편의 연극이다. 나 자신이 주연이고 감독이자 작가이다. 오늘 하루가 아무리 찾아봐도 피식 웃음이 나는 엉뚱한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우울한 날인가? 그렇다면 연극 연출을 맡은 당신이 극작을 다시 수정해 나간다고 생각해 보자. 또는한 편의 영화에도 희로애락과 주인공이 위기를 맞는 장면이 있듯이 '아 내가 영화 주인공으로써 지금 위기를 맞는 장면을 찍고 있는 거구나'라고 가볍게 생각해 보자.나는 종종 거울 앞에 서서 엉덩이를 때리며 막춤을 추는 괴짜같은 행동을 한다. 그러면 한결 기분이 유쾌해진다.


그렇게 인생을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삶이 조금은 가볍고 즐거워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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