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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으로 본다면>

우리는 누구나 다 죽는다.

by 진다르크

어느 날 지인이 말했다. "이제 우리 아버지도 늙으셨어.. 부모님 돌아가시면 나 진짜 어떻게 살지"


그렇다. 우리는 누구나 다 죽는다.


그리고 너무나도 소중한 그 존재가 사라질까 봐 불안감을 느낀다.

정말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면 이 사람이 내 곁을 떠나면 어떡하지라는 마음에 내 옆에 있어도 불안하고,

영원할 것 같던 사랑이 끝나버리면 가슴이 세게 조여오는 통증을 몇 달 동안 느끼곤 했었다.


이처럼 소중한 존재는 자녀가 될 수도 있고, 배우자, 가족이 될 수도 있다. 그게 나에게는 반려견 팝콘이다.

나는 가족에 대한 애착도 크게 없고, 친구도 없어서 유일한 나의 친구가 팝콘이다.


처음 서울살이를 시작하고 외롭고 의지할 곳이 없었을 때, 2개월이었던 팝콘이와 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현재 8년 동안 단둘이 같이 살고 있는 팝콘이에게 의지를 정말 많이 하고 있다.

그래서 유난히 애착을 더 크게 느끼고 유일한

나의 친구이자 나의 가족이다.


그러나 한 해가 흐를수록 노화되는 팝콘이를 볼 때마다 '팝콘이가 떠나면 나 진짜 어떻게 살지' 그 후의 삶을 그려보면 너무나도 슬프고 두려워서 더 이상 생각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나 다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한다.


인간은 모두 무로 돌아가고 '공수래공수거'와 '일장춘몽' 즉 인간은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돌아가고 삶의 덧없음을 알게 된 순간부터 나는 탐욕과 집착을 예전보다 많이 내려놓게 되었다.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현재의 감사함을 더 크게 느끼게 되었다.


나는 물리학과 양자역학에 관심이 있어 공부하던 도중 물리학을 내 나름대로의 철학으로 해석하고 생각해 보았다. 세상은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고 과학자가 말했듯이 매우 심오한 분야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선에서 이야기를 하겠다.


물리학으로 본다면 죽음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주는 죽음으로 충만하고, 죽음이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다. 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있다.


원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죽은 상태로 있다가 어느 날 우연한 이유로 살아있는 상태로 된다. 생명은 잠깐 머물다가 죽음이라는 자연스러운 상태로 되돌아간다.


그리하여 내가 지금 살아있다는 찰나의 순간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니 더 이상 불평불만을 할 수 없었고, 내 옆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건강하게 살아있음에 감사했다.


원자들이 모여 내 몸을 이루고 있으니 그렇다면 죽을 때 뿔뿔이 흩어져서 나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보고 싶은 우리 아버지도, 내가 사랑하는 팝콘이도 원자의 형태로 내 주위에 머물러 있겠다고 생각하니 슬픔이 조금은 가라앉았다.

그래 팝콘이가 내 곁을 떠나도 어떠한 형태로든 나와 함께 머물려 있을 거야.돌아가신 우리 아버지도 단지 육체만 사라진 것일 뿐, 영혼은 내 주변에 있을 거야.


양자역학에서는 모든 것은 원자와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다. 나는 이 문장을 보고 <론다 번, 시크릿>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나도 에너지이므로 내가 평소에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지, 나의 초자아에는 어떠한 무의식이 자리 잡고 있는지, 내가 쓰는 언어, 내가 하는 생각의 습관, 나의 확신이 에너지로 나에게 돌아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부터 나는 내 행실에 더 신중해지고 조심스러워졌다. 이러한 우주 에너지는 나의 마음으로 연결된다. 우주 에너지는 모든 원료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에게 긍정적인 잠재의식을 심어주려고, 좋은 말, 좋은 생각의 에너지를 끌어당겨보기로 했다.


지금부터 카를로 로벨리,<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일부분을 인용해 보려 한다.


[시간은 유일하지 않다. 궤적마다 다른 시간의 기간이 있고, 장소와 속도에 따라 각각 다른 리듬으로 흐른다.

방향도 정해져 있지 않다. 과거와 미래의 차이는 세상의 기본 방정식에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우리가 세부적인 것들은 간과하고 사물을 바라볼 때 나타나는 우발적인 양상일 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주의 과거는 신기하게도 특별한 상태에 있었다. 현재라는 개념은 효력이 없다.

모든 것은 정지되어 있지만 우리의 의식이 시간순으로 정지된 것을 훑어보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이 있는 것 같은 착각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정지되어 있는 것은 사실 정지된 것이 아니라 시간 방향으로 만 움직이는 상태일 뿐이다.]


내용이 다소 어렵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개념을 이해해야만 우리는 '현재'를 살아갈 수 있다.


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였을 때의 나는 현실에 집중하지 못하고 언제나 과거 혹은 미래에 있었다.

그래서 늘 후회스럽고 불안했다. 현재에 집중하려는 연습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세상은 '지금 완벽하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을 살지 못한다면,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는 언제나 불완전한 세상에 있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시간은 환상일 뿐'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서 과거로 오는 것 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마치 나의 미래가 정해져 있듯이.

세상은 지금 완벽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완벽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현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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