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25. 나를 조금 더 사랑하게 되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도전, 그리고 그 과정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

by 마이데이

내 나이 25.

만 나이로 통합되어 2살 어려진 게 참 기쁠 따름이다.


작년 12월에 기말고사를 마치니까 온몸에 힘이 빠진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사실 공부를 엄청 한 것도 아니다. 지쳐있는 나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고, 그 상태에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무기력했다. 막상 종강을 하고 나니까 지식적인 통찰보다 경험적 통찰을 하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이런 욕구가 단순히 온 것은 아니었다. 대학원에서의 수업을 통해 몇 번씩 되뇌었고, 깊게 생각한 고민 중 하나였다. 나에게 배움이란 무엇인가? 나란 사람은 어떤 이론을 어떻게 적용하고 싶은가? 사람들에게 얻고 싶은 욕구가 아닌, 진정 '나'로써 얻고 싶은게 뭔가? 라는 고민을 숨 쉬듯이 했다.


고민을 하다 보니까 나에게 배움이란 너무 소중한 부분이란 것을 알았다. 단순히 지나가버리기엔 아쉬운 인연처럼 조금이나마 붙잡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또 다른 고민이 자연스레 이어졌다.


'이 많은 지식을 머릿속에서 어떻게 집어넣지? 알고 있는걸 써먹을 수 없다면 그건 진정으로 배운게 아닌데..아, 지금의 나는 경험이 필요하구나.'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무작정 연락을 하여 집단상담을 체험한 뒤, mbti 초급교육을 들었다. 이후 무주에서 한 달간 숙식하며 중~고등학생을 멘토링 하게 되었다. 서류에서 떨어질 줄 알고 별 기대를 안 했는데, 붙었다는 소식에 허겁지겁 짐을 챙기고 나왔다.


무주에서의 한 달은 꽤 길었다. 공기가 강원도 철원에 온 것처럼 참 맑았고 (군대 생각이 날 정도), 주변이 굉장히 한적했다. 바다가 굉장히 맑고 깨끗하며 마음의 여유를 장식했다. 무주를 통해 알게 되었다. 한가하며, 조용한 삶이 나에게 있어 얼마나 필요한 힐링이었는지..

(물론 그 안에서의 활동, 아이들과의 시간은 정신없었다. 자세히 말하고 싶지만, 비밀 보장이 원칙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궁금하다면 본인이 직접 체험하는게 제일 좋을듯?)

(무주 풍경 참 이쁘죠? 야경도 일품입니다~ 소리도 시원하고..근심걱정이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타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거나, 여러 가지 활동을 한 부분이 참 좋았다. 하루에 한 번 명상을 한다던가, 한옥마을을 간다던가, 태권도원을 간다던가.. 그중 가장 의미 있던 것은 타인도 아닌 '나'라는 사람의 초점이 어디를 두고 있는가 관찰할 수 있었다.


그동안의 나는 나를 제외한 사람들을 눈여겨봤다. 상대가 좋아하는 음식, 날씨, 성격, 기쁠 땐 어떤 말을 하고, 짜증 날 때는 어떻게 행동하는지, 욕설을 자주 사용하는가, 유쾌한가, 상냥한가 등등 온갖 측면을 자세하게 바라봤다. 그래서 나와 잘 맞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었다. 남들을 관찰하는 것이 나의 장점이었고, 또 다른 측면으로는 나를 지키기 위한 생존 전략이었을 것이다.


스스로를 관찰할 때는 대부분 사람들이 없는 상태에서의 '나'였다. 물론 다른 사람과의 다툼이나, 상황을 통해 어떠한 감정이 올라오면 탐색을 했지만 진정으로 내가 원해서 했던 탐색(self)은 아니었다. 왜 그럴까? 라는 의구심에서 시작된 탐색이었지, 내가 나를 너무 사랑하고 소중하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만족하는 나 자신과, 그렇지 못한 순간의 나를 알아챘다. 불편감이 언제 올라오고 무엇 때문에 그런 것인지 온전히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느껴지는 감각, 감정. 이러한 것을 인정하니까 불완전한 나 자신이 참 감사했다.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불완전한 삶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지 깨달았다. 깨달음을 얻으니 그동안의 과거, 후회를 미련 없이 보내줄 수 있게 되었다. 후회와 실수가 없다면 나는 더 큰 고독과 무기력, 완벽주의를 갖고 살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런 감사함을 얻는 것이 내겐 더 가치 있는 삶이다.


매일 꾸준히 일기를 적었는데, 나의 하루엔 항상 감사한 부분들이 있었다.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활동을 참여한 것, 밥을 먹는 게 늘어났거나, 운동을 같이 했다던가, 내가 아프지 않고 건강했다는 부분마저 말이다. 누군가에겐 당연할지 몰라도 그것이 내겐 한없이 감사하다.

감사한 부분들이 많아지니 주변 사람들이 참 고맙게 느껴졌다.

'내 주변에는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이 가득 있구나.'


나도 모르게 소중함을 참 많이 받아 가고 있다는 것과, 이런 귀중함을 나눠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또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일기를 쓴 나 자신에게도 참 감사하다. 솔직히 귀찮거나 힘든 순간이 몇 번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끓어올랐던 감정도 스며들어 버리는 게 아쉬워서 포기할 수 없었다.


브런치를 쓰는 이유도 그 중 하나다. 추억이란 마치 어딘가로 흩날릴 거 같다.

그러나 '그땐 그랬지.'라는 모호한 순간으로 넘겨버리기 싫다. 그때의 감정을 두고두고 보고 싶다. 적어도 글은 추억이자 향기로 남으니까. 나에게 있어 이 소중한 순간들이 꽃처럼 물들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활동이 끝나는 마지막 날을 아직도 잊을수 없다.

오랜 시간 떠들고, 수료식을 마친 순간 아이들을 붙잡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집에 돌아오면서 다시 한번 느꼈다. 내가 얼마나 아이들에게 진심이었고, 수많은 감정을 공유했는지..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오직 한가지.

어떤 선택을 하던 그 선택이 자신을 위한 것이고, 행복하기 위한 결정이길 바란다. 단지 그뿐이다.

(볼 때마다 눈물이 핑ㅠㅠ 부적처럼 들고 다닐 거다)
(맞춤법 주의)

어제 잠이 안 와서 내게 보낸 카톡들을 쭉 올려보는데, 2019년에 나는 성찰에 빠져있었나 보다.

이때의 나를 본받아야겠다.

(덧붙여 2019년에 했던 스스로의 약속을 이제는 지킬 수 있을 거 같다.)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 도전을 통해 사회성을 기르고 진정한 나를 찾는 여행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이번 활동을 통해 아쉽다는 감정이 참 소중하다는 것을 되새길 수 있었다. 나에게 아쉽다는 감정은 씁쓸한 느낌이 강했는데, 이젠 그동안의 경험이 얼마나 소중했고 보람찬 것이었는지 느끼게 되었다. 이처럼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늘어가는 과정이 참 뿌듯하다.


지향없이 나를 향한 여행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마지막은 무주에서 찍었던 바다소리로 장식하며..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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