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생각들을 하얀 여백에 수줍게, 아니 용기 있게 끄적였는데 잠시 화장실행 다녀왔더니 어수선한 복사 버튼이 눌려져 엉망진창 꼬였다.
차분히 다시 쓰려니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신나는 노랫가락 속에 달리기 엡 트랭글이 자취를 감췄다.
적당한 직감으로 10킬로라 생각하고 멈췄는데 알고 보니 11킬로 넘게 달렸다. 기록을 살펴보니 10킬로를 57분에 달렸다. 기록과 상관없이 그냥 자연 속에 거친 호흡과 한 발짝 내딛는 발자국 소리에 한 몸으로 달렸다. 적당히 즐기며 달리다 보면 어느새 목표지점에 다 달았다.
말없이 다가오는 자연의 섭리 앞에 양손 두발 들었다.
유난히 무덥던 여름의 중심에서 어느새 오색빛깔 예쁘게 물들기 시작하는 가을의 향연으로 자리를 양도했다. 그로 인해 짧은 옷차림이 긴 레깅스로 바꿨고 시원한 아. 아에서 따뜻한 커피 향으로 바통터치했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었다.
지금 당장 일이 안 풀린다고 안달본달 괴롭히지 말자.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닌 것을 붙들고 자신을 괴롭히지 말자.
모든 책에서 한결같이 말한다.
역경이 없는 삶은 안꼬없는 찐빵이라고..
주어진 삶 피하지 말고 힘겨운 고난도 내 삶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는 자세로 피하지 말고 맞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