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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 빛나는 밤에 Oct 08. 2024

하루라는 선물

어제 죽어간 이가 그토록 살고 싶은 오늘이었다.

새로운 시작

박복된 하루

어김없이 보석값은 "하루"를 무심한 척 던져주고 간다. 꼭 특별한 일상이 아니라도 평범함 속에 작은 감동 하나, 손톱만 한 여유 하나, 잔잔한 미소하나 발견하면 되는 거다.


정해진 길은 없다

정해진 목표도 없다.

살면서 길은 만들어가면 되고 달리면서 상황에 맞게 목표도 수정하면 된다. 확실하게 정해진 답은 없다.

그날그날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살뿐이다.

적어도 나에겐...


무겁기만 했던 첫 발과 흐릿한 의식은 한 땀씩 내 딛는 발걸음에 버렸다,

가벼운 발걸음과 생동감 넘치게 발랄한 이 느낌이 좋다.

달리다 보면 내가 견딜 수 있는 무게만큼만 내어준다.

어느새 몸이 적당한 자극에 적응하고 있었다.

이게 삶이 주는 교훈이었다.


그랬다.

포근한 이불속을 박차고 나오지 않았다면 이런 황홀한 맛을 누릴 수 없다. 인생의 공짜가 없다.


일부로 오르막을 즐기며 달렸다.

그 힘든 여정 속에 단단한 마음근력이 생긴다는 사실!

내 호흡에 집중하며 버거운 오르막을 이겨낸 다음 어김없이 가속도 때문에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신나게 내리막을 즐겼다.

적당한 달콤함과 적당한 고통을 툭 던져준다.

 내 인생 남이 살아 줄 수 없다.

내 무거운 짐을 남이 대신 져 줄 수 없다.

이게 오늘을 살아야 할 이유였다.

따스한 커피 한 모금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행복이었다.


달리고 나서 언제든지 같은 자리에서 반겨주는 각양각색의 풀꽃들과 싱그러운 나무들의 속삭임이 좋았다.

각자 이름이 있겠지만 난 아직 꽃들의 이름을 다 알지 못했다.

영롱한 아침 이슬의 촉촉함과 싱그러운 감촉에 한 참을 눈 맞춤하고 혼자보기 아까운 사진을 찍었다.


참 생각났다.

호수 한 바퀴 도는데 마주편 먼 등성 너머로 이글거리며 불타오르는 해를 보았다. 생명이 탄생하는 그런 강렬한 꿈틀거림을 한 참 동안 마주하며 달렸다.


내가 보려고 마음의 문을 열면 뜻밖의 곳에서 삶의 에너지와 감동 한 자락 던져준다. 지금 닥친 현실이 암울하고 막막하더라도 조금 참고,  살짝만 힘을 내고 마음의 문을 열어 보이자.

그래도 힘들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살며시 손을 내밀자.


어쩌면 다른 방향, 다른 각도, 다른 관계에서 작은 희망 하나 던져 줄 수 있다.


글이 길어지는 이유는 뭘까?

넋두리할 수 있는 이 공간이 좋은가보다.

"어제 죽어간 이가 그토록 살고자 했던 오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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