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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 빛나는 밤에 Nov 12. 2024

누구나 죽는다.

지금 무얼 하고 살까?

힘들었다.

4일 만의 달렸다.

긴 공백도 아닌데 달리는데 왜 그리 숨이 차고 발걸음이 무겁던지 수많은 생각들이 나를 짓눌렸다.

이 정도의 고난도 이겨내지 못하면..

딱 한 시간도 견디지 못하면..

나 자신과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면..


부여잡던 루틴들을 버리고 새로운 곳(여행)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더니 쉽게 일상으로 복귀가 되지 않았다.


신선한 경험(여행)이 남겨 준 생각이 머릿속을 거미줄처럼 뒤 엉켜났다. 읽다만 책을 들어도 뇌의 각인이 되지 않았고 잡생각만 파고들었다. 딴생각이 의식을 집어삼킬 때, 무기력과 나태가 곁에 머물 때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했다.


뭐야?

내 몸이 무슨 짖을 했길래..

내 안의 누가 살길래..

내 영혼을 누가 훔쳐갔길래.


호수 한 바퀴도 힘들고, 옆구리는 결리고, 가파른 호흡은 의식을 집어삼키고 그로 인해 부정적 감정을 끌고 왔다.


"힘들다"를 "달릴만하다와 좋다"로 생각을 전환하려 무진장 애를 썼지만 몸이 따라 주지 않으니 멘털도 무더 졌다.


"조금 더"를 외치며 어렵게 러닝을 멈췄다. 달리는 내내 내가 주인공이었다가 내가 조력자가 되었다가 내가 응원군이 되었다가 다시 달리는 주체로 돌아왔다.


러닝은 내 안의 새로운 나를 자꾸 불러들였다. 달리기는 나와 속삭임, 나와 연애하는 느낌이었다.


힘겨운 투쟁 속에 달콤하게 웃었다가 힘겹게 푸념했다가 많은 감정들을 불러들였다. 역시나 마지막 골인 지점에서는 늘 환하게 웃는 나와 마주한다. 나약한 나에서 용감한 나, 원망하고 부족한 나에서 만족하고 뿌듯한 자랑스러운 나로 바꿔있었다.


이게 러닝의 진짜 매력이었다.


머릿속이 복잡한 이유는 요양원에 계시는 엄마의 마지막 여운이 귓가의 속삭였다.


"두 다리 힘을 놓지 않기 위해 매일 기다란 복도를 6 바뀌 걷는다."며 엄마의 힘겨운 투쟁이 내가 러닝을 놓지 않은 이유와 일맥 상통했다.


몸을 쓰지 않으면 쉽게 녹슨다.

몸을 녹슬지 않게 자주 나를 굴리며 살자. 나름 이유가 있겠지!!!


"나는 어떤 노년을 원하는가?

내 노후는 어떤 모습일까? "


그럼 지금 나는 무엇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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