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볼 것인가?
알마티에서, 마음의 창을 열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갇힌 버스 안에서 6시간을 보내며 답답함을 견뎠다.
신발을 벗은 채로 무릎을 세우고 앉았다.
도착했다는 알림이 울리자 허리를 펴고, 좁은 공간에서 다시 신발을 우겨 신었다.
그 순간, 오른발 뒤꿈치에 묘한 통증이 밀려왔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찌릿한 고통이 따라붙었다.
순간 겁이 났다.
이국의 땅, 낯선 도시,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길에서 혹시 내가 짐이 되지는 않을까.
나로 인해 여정이 어그러지진 않을까.
그 염려가 마음 한구석을 짓눌렀다.
숙소는 화려하지 않았다.
작고 단정한, 내 손길이 묻지 않은 낯선 방.
그곳에서 하루 밤을 보내고 눈을 떴을 때,
시선이 머문 곳은 창문 너머였다.
중간 크기의 창 너머,
아기자기한 단풍들이 나를 향해 손짓했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침대 위에서 바라본 그 풍경은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그윽하고, 조용하게 마음을 적셨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창틀에 몸을 기대고 보니,
그 단풍들은 좁은 틈 사이에 심겨 있었다.
아파트 담벼락에 가려진 작은 공간,
빛이 겨우 스며드는 그곳에서
꽃들과 나무들은 활기차게 웃고 있었다.
가까이서 본 풍경은,
아름답다기보다 조금은 안쓰럽고 답답했다.
그러나 멀찍이 떨어져 바라보던 풍경은
한 폭의 그림처럼 평화로웠다.
그제야 깨달았다.
세상은 늘 같은 풍경이라도,
어떤 거리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는 것.
창문 하나가 마음의 프레임이 되고,
그 안에 담긴 세상은 결국
내 시선의 각도와 마음의 여유로 완성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