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속 단어
멈춰선 여백의 끄적임
"글쓰기는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다."
책 속 문장을 읽고 나는 잠시 멈춰섰다.
그 순간, 내 안의 여백에 끄적임이 피어났다.
글쓰기는 내게
속속들이 나를 들여다보며 이물질을 걸러주는 여과기였다.
때로는 두렵고,
때로는 흔들렸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었지만,
또 때로는 내 삶의 전부인 듯 환하게 비추는 등불이기도 했다.
넓은 세상에서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기에,
이곳은 내 색깔을 꺼내놓는 실험실이자,
흔들림과 다정함을 있는 그대로 꺼내보는 자판기였다.
요즘 나는
한 획을 긋는 단어의 힘을 새삼 발견한다.
단어는 마치 요술램프 같다.
내 글이 어디로 튈지 나도 모른다는 점이,
글쓰기의 가장 큰 재미이자 설렘이다.
가끔은 놓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기록은 결국 아웃풋이 된다.
남겨진 글이 다시 생각을 불러와 재가공되는 맛을,
나는 잊을 수 없다.
걷는 길 위에, 나는 오늘도 한 획을 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