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순간
벌써 지나갔네.
영원한 건 없다.
시간도, 관계도, 사랑도, 인생도 결국 물 흐르듯 흘러간다.
진짜… 왜 그러긴.
눈치 없는 옆지기야~~
날씨가 매섭게 추워졌다.
밖으로 나오면 살갗에 닿는 찬 공기, 그게 좋다. 정신이 번쩍 든다.
굳은 몸, 첫 1킬로. 더군다나 경사 오르막이라 억수로 힘들다.
입에서 “억—” 소리가 절로 터진다. 내가 뭣하러 이 짓을 하나…
오르막만 넘으면 달라진다.
발바닥에 바람을 단 것처럼 가벼워진다. 내리막길을 그냥 내달린다.
차가운 바람에 겉옷을 벗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다리 밑에 확 던져버렸다.
좋다.
약간의 추위에서 오는 자극.
러닝이 주는 참맛이다.
시린 바람에 노출된 피부, 얼얼한 손끝.
평소보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추워서인지 길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5킬로 반환점을 지나면 다시 그 오르막이다.
힘드니까… 거기까지 가지 말까?
결론은 늘 같다. 내 발이 이미 그곳에 닿아 있다.
거칠게 헉헉대며 또 나랑 싸우고 있었다.
반은 성공했다.
하지만 반팔 차림이라 맨살이 얼얼하다.
‘그만 달릴까?’ 다리 아래 벗어둔 옷이 자꾸 생각난다.
속도를 줄여 옷을 입고 다시 뛰는데…
뭐야, 이 상황에 잠이 쏟아지는 건 또 뭔데?
어째… 이 정도면 충분해, 스탑?
아니야.
책에서도 말했잖아. 조금 더. 한 발짝만 더.
그 한 문장이 내 몸을 또다시 움직였다.
결국 10킬로를 채웠다.
러닝은 삶과 같다.
어느 날은 억수로 힘들고, 어떤 날은 견딜 만해서 즐기며 달린다.
하지만 언제나 내 안의 목소리는 울린다.
“딱 1시간도 못 버티면, 살면서 다른 건 어떻게 해낼래?”
나에게 1시간의 자극은
이후의 하루를 자유롭게 만드는 최소한의 통과의식이다.
이게 나를 견디게 하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