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덮힌 길위 러닝
#눈덮인호수, #삶이건네는작은진실
걷기만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눈 덮인 세상이 너무 예뻐
결국 나는 또 나답게 8킬로 가까이 달렸다.
하얗게 뒤덮인 풍경 속을 뛰며
멈춰 사진도 찍고, 다시 달리고—
그 순간만큼은 세상이 내게 건네는 선물을 온몸으로 받는 기분이었다. 정말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달릴 땐 전혀 미끄러지지 않던 발이
걷기 시작하자 나무 테라스에서 두 번이나 꽈당 넘어졌다.
첫 번째는 무방비로 스르르,
두 번째는 설경에 정신이 팔려 그대로 쭈욱—
아예 일어날 힘도 없어 그 자리에 철퍼덕 주저앉아
아픔이 사라지길 멍하니 기다렸다.
서럽고, 웃기고, 묘하게 여유도 있던 그 순간 이후로
눈 덮인 길은 조금 더 조심스러워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추위에 떨리며 걷다 달리다를 반복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옷 잃어버린 건 아무것도 아니네.
두 번이나 넘어졌는데도 다치지 않은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어쩌면 삶은,
이렇게 매 순간 작은 진실을 건네고 있는지도 모른다.
#동탄호수 #눈덮인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