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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 빛나는 밤에 Dec 09. 2023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2탄!

빠르게 스치는 생각을 잡아두는 방법은 기록이었다.


여유로운 주말 아침이다.

날씨도 추워지고 밤이 길어진 탓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일상이었다.

매주 토요일은 나 키움 북 스터디 나눔이 있는 날이다.

떠도는 생각들을 붙잡느라 새벽까지 잠을 청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침대와 싸웠다.

미리 알람을 맞춰놓지 않았다면 고요한 새벽에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침묵과 정적이 흐르는 새벽 6시, 의식은 깨어났지만

깊은 잠을 청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신이 흐리멍덩 다시 포근한 침대로 가고 싶었다.


투표로 선정된 책 한 권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으로 우리는 허물없는 생각을 꺼내왔다.

미리 강한 울림이 있는 글귀를 올려서 자신의 느낌까지 공유했던 상황이었다.

손바닥만 한 앙증만은 책 한 권으로 우리는 삶의 방식을 얘기했고

다양한 관점으로 쏟아내는 입담 때문에 신나게 폭풍 수다를 떨었다.

책은 그 사람의 생활양식이었다.

나를 들어 올리고 내 목소리를 알려라.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은 그 찰나에 메모하는 거였다.

기록은 삶의 순간 포착이었다.


어제에 이어서 마음에 와닿은 단락을 적고 내 생각을 꺼내왔다.



P69 그녀의 말간 웃음 뒤에는 수많은 아픔이 숨겨져 있었다.

사람들은 웃음의 이면을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다.

사실 웃음은 아무런 감정도 대변해 줄 수 없는 가면에 불과한 것인데,

 웃는 얼굴만큼 사람을 속이기에 탁월한 무기는 없다는 건 조금은 쓸쓸한 일이었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했다.

가끔씩 이런 모순적인 만남을 행할 때가 종종 있다.

현재 고민하고 있는 아픔과 과거에 지나온 상처의 흔적들이 다 없어지진 않는다.

살면서 살며시 어떤 부분에서 툭 치고 고개를 내밀 때가 있다.

그냥 아픔을 삼키며 시간으로 숙성시킨다.


자주 웃는다.

내가 웃어줘야 상대도 미소로 답례할 것 같은 느낌말이다.

깊은 속내를 까보일 수 있는 관계는 딱 3명밖에 없다.

나머지는 치밀하게 숨겨놓은 아픔을 꺼내 보이지 않는다.

좋은 얘기만 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내 아픔을 상대에게 전염시키고 싶지 않은 상태 말이다."

그냥 웃다 보면 마음이 저절로 풀릴 때가 있다.

생각이나 감정에 거리 두기 말이다.


P72  잠식되지 않는 나의 불안의 소중한 사람에게 전가하는 일이었다.

불안이 고삐 푸린 괴물이 되기 전에 내가 그것을 길들여야 하는 데

불안이 자꾸만 목줄을 풀고 달아나 행동으로 이어진다.

어딘가로 달아나면 내 곁의 사람들을 무턱대고 물어뜯는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때로는 같은 곳을 보고 웃는다.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는 자주 무너지고 쓰러진다.

단단하게 붙잡고 있는데 가족 중 한 사람이 아프거나 슬픈 일을 겪다 보면

어김없이 그 불안이 빠르게 전파된다.

대신 아파한다고 그 슬픔이 없어지는 게 아닌데 가족이라는 친밀성 때문에

서로에게 기쁨의 에너지도 옮겨주고

슬픔의 애잔함도 나눠준다.

함께 웃고 함께 아파하니까 더 끈끈한 정이 생긴다.


"가족은 땔 수 없는 운명 공동체"


알지만 가끔씩은 적당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서로를 위해서.

알면서 모른 척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는 센스 말이다.


P82 게다가 순간이 사라진다는 사실이 너무도 먹먹해서 할 수만 있다면

순간을 캔에 담아 통조림으로 보관하고 싶은 심정이다.

산문이 되지 못한 초라한 메모들일지라도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이렇게나 인기 넘치는 즐거운 일인데

그렇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계속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닐까?


▶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과 감정은 메모하지 않으면 제멋대로 주인 행세를 한다.

내 삶의 주체는 나인데 가끔씩 주객이 전도된 꼴 사나운 모양새 말이다.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서 행동할 때 잘못된 판단을 한다.

순간의 감정에 지배당하지 말고 잠깐 멈추고 의식에 집중하자.


감동적이거나 아름다운 풍경은 통조림 속에 넣었다가 보고 싶을 때 꺼내보면 좋겠다.

이 책의 제목처럼 왜?

순간을 잡아둬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우리는 망각의 동물이라 금세 기억에서 지워진다.

좋은 추억이나 행복한 일들은 꼭 기록해 놨다가

자꾸자꾸 행복 주머니를 꺼내볼 수 있게 만들자.


메모는 추억 저장창고!

일상 기록은 행복을 발견하는 창조의 눈!

힘들 때 다시 한 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좋은 기억을 자주 꺼내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P107 이 세상 어딘가에 나와 똑같은 사람이 존재할 것이라는 예감조차도 이기적인 착각이다.

그런 사람은 어디에도 없으니,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어떻게든 알아줄 것이라는 

기대는 접어두고 스스로 마음을 꺼내 하나하나 펼쳐가며 말해주는 건 어떨까?


▶우리는 유일무이한 소중한 존재이다.

남들이 알아서 내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주면 좋겠지만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내 마음을 알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서운하면 서운하다, 기쁘면 기쁘다, 좋으면 좋다"


라고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표현하고 살자.

내가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지 않은데 누가 나를 사랑해 줄까?

나부터 나를 챙기고 아껴주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나였다.

귀한 보물덩어리 나 자신!!!


P133 평범하게 사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평범함과 영원한 작별 또한 겁이 나는 게 사실이다.


▶ 멋모르는 20대 철부지 소녀였을 때는 평범하게 사는 게 싫었다.

좀 더 남들에게 잘 나 보이고, 인정받고 싶은 삶을 살고 싶었다.

얼마나 바보스러운 생각인지 알았다.

지금은 그냥 내가 나다울 때 제일 멋지다는 사실은 안다.

어디서나 내 빛깔과 향기를 잃지 말고 

당당하게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를 그거면 충분했다.

나다울 때 제일 이쁘고 가치 있는 법!!


P135 최근에 내 모습을 담은 사진 중 몇 개를 골라 엄마에게 보냈다.

최대한 활짝 웃는 표정들의 사진들이었는데 혹시나 엄마가 무표정한 

내 모습을 보고 괜한 걱정을 할까 봐서.


"아들 조금 지쳐 보이네"


엄마는 사진으로만 봐도 내 마음의 미세한 진동까지 알아채는 것 같다.


 엄마는 자식의 그늘진 얼굴과 축 처진 어깨만 봐도 가슴이 철퍼덕 내려앉는다.

고난이 축복이고 실패도 겪어야 하는 거 알지만

자식의 힘듦을 지켜보는 게 제일 고통스러웠다.

 자신의 짐만 지고 살지.  

왜?

자식의 짐을 어깨에 이고 사는 걸까?

자식과 분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행동이 안되었다.


남의 자식은 객관적 판단이 서지만 한 치 앞에 있는 내 자식은

주관이 무너지고 거리 두기가 안 되는 삶이었다.

현명한 부모 되기 위해 아직도 많은 연습과 공부가 필요한 어설픈 엄마였다.

모르고 저지른 죄!

알고 저지른 죄!

자식은 내 소유물이 아니고 하나의 소중한 인격체라는 사실만 인정하자!


 내 어깨를 내어주고, 비좁은 마음을 품어주고

작은 미소를 꺼내주고 가끔씩 작은 촛불처럼 밝혀주자.

은은하게 빛나는 한 줄기 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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