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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 빛나는 밤에 Dec 10. 2023

흔들리는 삶 속에서

우선순위가 흔들렸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었다.

뜻대로 안 되는 일 투성이었다.

이런 변덕스러운 삶으로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무수히 흔들리는 삶 속에서 

내 힘으로 안 되는 상황

어쩔 수 없는 상황

옆에서 지켜보는 거 말고는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암담한 현실 앞에 

간절한 기도밖에 없어서 교회 문턱을 밟았다.

내 마음 편하자고 말씀 붙들고 의지하고 기도하는 삶 말이다.

그것도 익숙하지 않아서 교회 주말 예배만 겨우 참석하고 깊은 울림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딱 거기까지가 내 믿음의 한계였다.


내 삶을 붙들고 사느라 우선순위에서 하나님이 밀려 있었다.

내 힘으로 내 삶을 바꾸고

내 삶의 주인은 나라고 아직까지도 내 안에 작은 믿음이 흔들리기 일쑤였다.

오늘은 잘생기고 말씀도 잘하시는 목사님의 설교에 강한 울림이 있었다.

계속해서 여운이 남아서 집에 와서 다시 듣기를 하고 집중해서 들었다.

역시나 감동이었다.


설교 말씀이 끝나기도 전에 쿠팡에서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책을 구매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작은 한방의 끌림이었다.


<목사님의 설교 말씀>


쇼펜하우어 신드롬이라고 서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마흔이라는 나이가 인생의 쓴맛을 보기 시작하는 나이다.

정말 내 뜻대로 살아왔지만 인생이 잘되지 않고 오히려 미래를 전망할 때도

밝아 보이지 않은 나이 마흔이었다.

쇼펜하우어 염세주의 철학자로 남겨져 있다.


"산다는 것은 괴로운 것이다"


사는 것이 고통이다.

그만큼 뜻대로 안 되는 인생사 험난함을 일컫는 말이다.

인생의 고통을 잘 이겨내는 방법은


"혼자 있는 법을 읽혀라"


누가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 혼자 이겨내라


성경 말씀에는 혼자 이겨내지 말고 늘 곁에는 하나님이 함께한다.

그리스인의 당당함은 남들보다 잘 나가고 남들보다 뭔가를 어깨가 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하여 일하시는 하나님 믿음 안에 있을 때 행복하다.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은 고난이었다.


"고난이 축복이었다"


믿음이 약해서 아직까지 이 말씀이 마음에 와닿지 않은 나약한 신자였다.



추운 겨울 거리에서 구걸하는 걸 보고 한 행인이 안타까워했다.

주머니에 돈을 주려고 뒤적거렸으나 돈이 없었다.

그러나 걸인을 돕고 싶었던 행인이 빈손을 내밀면서 걸인의 손을 잡았다.


"제가 뭔가를 드리고 싶은데 드릴 게 없어서 빈손으로 잡는 것뿐이네요"

그러자 구걸하는 걸인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아니에요 선생님!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많이 주었지만 선생님이 주신 게 제일 따뜻합니다.

선생님은 진심을 담은 마음을 주셨습니다."


결혼하고 나서 생활이 어려워서 친구의 결혼식에 갈 수가 없었다.

부조금이 없어서....

차마 얼굴만 내밀고 부조금을 못 내밀면 친구가 오해할 것 같아서 바쁘다고 핑계를 되었다.

결혼하고 나서 목회가 바쁘다는 이유로 결혼식에 가지 않았다.

그때 하나님께 기도했다.


"저 하나님! 

돈 욕심 안 부릴 테니까 이럴 때만 사람 노릇 할 수 있게 돈을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이런 기도를 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


하나님은 사랑하는 아들을 아끼지 않고 내주셨다.

우리는 왜 느껴지지 않는 걸까?

내가 필요한 것을 내주시지는 않는다.

돈이나 부귀영화, 만사형통,

이런 것을 주시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필요한 것을 주신다.

우리는 그런 것들을 보지 못한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니까...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인간은 가난하거나 부유해도 행복할 수 없다.

가난하면 궁핍과 결핍의 고통이 있다.

부하면 무료함이 따라온다.

고통과 무료함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


연세가 지극하신 아버님은 세상 행복한 사람이었다.

잠을 15시간 주무신다.

일어나서 안마의자에서 또 주무시고 오후 되면 춤을 추고 오신다.

티브 보다가 저녁 드시고 또 주무신다.

며느리에게 삼시 세끼를 얻어드시는 아버님이 목사님이 없을 때 

손녀딸에게 말했단다.


"내가 요즘 사는 것이 지옥이다. 지옥"


연세가 지극하신 아버님은 무료하신 거였다.


2년 전의 내 삶이 그랬다.

가장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많을 때 마음이 지옥을 걷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무엇할지?

좋아하는 게 없었다.

갑자기 주어진 자유시간을 즐길 줄 몰라서 그 시간에 걱정과 불안을 끌어당겼다.

시간이 많으니 부정적 생각이 뇌를 지배했다.

그리고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끝없이 감정에 몰입되어 몸도 마음도 지하실로 뚝 떨어져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생각해 보니 그때 통장에 돈이 제일 많았다.

집을 팔아서 두둑하게 돈이 생겼고 시간도 많은데 나에게는 지옥행 열차를 탔다.

지금 생각해 보니 무료함이었다.

참 세상을 즐길 줄 모르는 나였다.


최악의 상황을 이겨내면서 내 삶은 180도 바꿨다.

삶의 태도를 바꾸니 사소한 행복이 들어왔다.

그때 쓰기 시작한 감사 일기는 내 삶의 한 줄기 단비였고 아직까지 쓰고 있다.

가장 힘들 때 살며시 삶의 교훈 한 자락을 앉혀놓고 갔다.

그때부터 무료한 시간을 책을 붙들고 시름 중이었고 열린 시야와 지식과 지혜를 놓고 갔다.


고난이 축복이다.

이 말의 의미를 알고 있지만 다시 겪으라면 거절하고 싶다.

그만큼 긴 터널을 걷는 동안 많이 힘들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있는 거에 감사할 줄 모르고 자꾸 더 가지려고 자신을 괴롭힌다.

요즘에 내가 그랬다.

어떤 게 맞는 삶인지 모르겠다.

목표를 가지고 무언가를 더 노력하니 마음대로 안대는 삶이 힘듦였다.

그렇다고 갖고 있는 거에 만족하니 더 이상 노력하지 않은 삶이 무료했다.

마음을 비우니 세상 편하고 행복했다.

인생에 정해진 답이 없다.


흔들리는 믿음 앞에서 오늘 목사님의 말씀은 책 속의 교훈보다 내 삶에 짜릿한 감동을 줬다.

이 글을 쓰기 위해서 설교 말씀을 세 번 들었다.

내 삶에 어떤 변화를 줄지 모르지만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삶 속에 다시 한 발 걸어간다.


내 삶의 주인은 나라고 외치던 나였는데

내 삶의 주인은 하나님이라고 외치던 날이 올까?

아직도 흔들리는 여정 속에 방황 중이었다.


목사님의 설교로 그 자리에서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에 닫혔던 지갑 문을 열었다.

나에겐 책은 삶의 지침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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