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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 빛나는 밤에 Jan 09. 2024

가장의 무게...

조금만 쉬어가도 괜찮아요.

어느 날부터 제가 좋아하는 걸로 하루를 채우고 삽니다.

올 해부터 눈뜨자마자 밖으로 나가 내 멋대로 달리고 커피 한잔 마쉬며

활기차게 여는 게 기분 좋은 설렘입니다. 

그러다 보니 남편이 언제 출근했는지 알아서 출근합니다.

 첫 소통을 전화로 시작하는데 오늘은 "칭찬"이란 미션과 마주합니다.


"가족을 위해 힘들게 고생해 준 당신이 있어 행복하다. 고맙다."란 말과

" 덕분에 좋아하는 걸 하고 사니  지금이 참 좋다."


칭찬 세리머니를 늘어났는데 삶에 찌든 남편은 그런 말이 귀에 안 들어오지요.

 들을 여유도 없이 짜증 한 바가지 무심코 던집니다.


솔직하게 칭찬 미션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니 괜스레 미안했나 봅니다.

  통화를 끝나고 수많은 생각들과 마주했어요. 

남편에 대한 미안함과 짠함이 컸죠. 

다시 걸려온 남편의 전화에 "미안하다"란 사과를 남겼지요.


제일 친한 언니에게 "칭찬 메시지"를 남기고 내 할 일에 집중하는데 전화가 걸려왔어요.

다른 얘기로 훈훈하게 대화를 나누다가 남편과 있었던 얘기를 소환하니~대뜸 나를  뭐라 하지요.


"출근하는 남편 따뜻하게 밥 챙겨 배웅하고 너 할 거 해야지? 그건 네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니 맞는 말 같아서 아무 말도 못 하고 듣기만 말했지요.


궁금했어요.

남편 밥 챙기고 따뜻한 미소로 배웅하시는 분이 많은지?


참고로 그 언니는 60대 후반 가족 들 잘 챙기고 언니 껐도 열심히 하고 살지요.


좀 전에 사무실 일처리하고 남편과 마주하니 삶에 찌든 모습에 눈물이 왈칵 훔쳤지요.

감기까지 심하게 걸려서 병원에 가라고 해도 시간이 없어서 못 가고 약으로 버티는 

시간이 얼마나 힘겨웠을까요?

항상 제 몫까지 열심히 일한 남편이 고맙다 생각은 했지요.


둘이 마주 앉아 제품 포장하고 남편에게 웃으면서 애교도 떨어보고 마음먹고 좋은 말 대잔치를 늘어놓아도

쉬지도 못하고 일만 하고 사는 남편의 눈에는 여유가 없네요.

대충 일 마무리하고 점심은 밖에서 맛있는 거 먹자고 졸랐지요.

몸이 힘들어 사무실에서 대충 먹자는 말에 여러 번 설득했지만 남편은 그냥 휴식이 좋은 거지요.


어제까지 아르바이트생이 있어서 점심은 밖에서 먹었는데 어쩔 수 없이 먹긴 먹었지만

입맛이 없어서 밥을 반밖에 못 먹었다고 하소연하네요.


늦은 밤에 쳐진 모습으로 집에 오면 따뜻하게 챙겨진 밥을 잘 먹었어요.

 그런 사실을 몰랐지요.


"저녁은 맛있게 잘 먹던데"라고 나도 모르게 뱉어지요.

정말 제가 해준 밥은 너무 잘 먹었어요.


"당신이 해준 집 밥은 맛있어"


이 한마디에 또 한 번 마음이 무너졌죠.

그만큼 몸과 마음이 지쳤다는 소립니다.


가장의 무게가 얼마나 힘들지?

예전에 돈을 벌어봐서 알지만...

가끔은 벽에 대고 얘기하는 느낌이 서운 할 때가 있지요.


그것도 호강에 겨운 땡강이라고 할까요?

사무실에서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는데 남편은 없는 반찬에도 잘 먹더라고요.

저는 좋아하는 라면이 입에 안 들어갔어요.

감정에 젖고 미안함 마음이 더 울컥했네요.

텅 텅 불은 라면은 반만 먹고 버렸지요.

어차피 납품만 하고 집으로 귀가하면 저는 편안한 휴식과 마주하는 삶인지라

남편만 남겨놓고 퇴근하는 발걸음이 무거웠지요.


요즘 제가 좋아하는 거 하느라 신경 못써준 것도 미안하고..


부부란 뭘까요?


마지막에는 남편이 저를 안아 주더라고요.

왜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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