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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 빛나는 밤에 Jun 18. 2024

달리기는 삶의 활력소였다

힘듦을 견딘 다음에 뿌듯한 성취감은 최고의 선물이다.

반복된 하루지만 어제 죽어간 이가 그토록 살고 싶은 "하루"였다.

눈부신 햇살이 달리는 발걸음에 동행해 줬다.

머리 위에 내리째는 햇살 때문에 송글 송글 땀방울을 맺게 했다.

"이글이글 뜨거운 햇살아~

너는 나만 따라쟁이!

내가 그렇게 좋아!"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마음을 바꾸니 밝은 햇살이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었다.

어디서 왔을까?

조용하던 호수공원에 사람들이 무리 지어 걸었다.

손에는 하나같이 작은 물병이 들려 있었다.

여러 무리 속의 나에게 살며시 건넨다.

"물 드세요."

손사래와 고개까지 흔들며 달리면서 마주하는 사람의 손길에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달리면 목마르고 힘들까 봐 물을 주고 싶었나 보다.

여러 번 다른 사람들이 건네주는 물병 호의를 거절하는데 왠지 모를 감사가 밀려왔다.

 무슨 목적으로 물병 전도를 하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호수 3 바뀌를 도는 동안 여러 번 마주쳤다.

"파이팅"이라는 따뜻한 응원과 감탄사 연발의 대견한 표정까지 지어 보였다.

 별거 아닌 응원의 한마디가 내 딛는 발 걸을 가볍게 만들었고 입꼬리가 올라가게 했다. 

사소한 행동이 타인에게는 굉장한 시너지를 안겨줬다.

그랬다.

10킬로 가까이 싱그러운 아침 햇살 마주하며 혼자서 한 시간을 달린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매일 주어진 "오늘"이란 귀한 선물과 달릴 수 있는 건강한 두 다리가 있어 가슴 뭉클하게 감사한 삶이었다.

달리고 나서 1.700원의 시원한 커피 한잔과

귓가에 속삭이는 달콤한 멜로디는 진정이 안 된 호흡에 진한 감성 한 아름 몰고 왔다.

사소한 행복은 역경을 견디게 하는 힘이었다.

그낭 좋다.

힘들지만 원하는 목표보다 조금 더 달리고 나서 나에게 주는 소중한 휴식은 그냥 그 자체로도 행복하다.

인생은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살아 내는 거였다.

달리기는 참는 게 아니라 버텨내는 거였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

살아있는 자제가 삶의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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