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나만의 언어로 남기는 것
죽기 전에 내 영혼이 담긴 책 한 권 남겨보자!
최선을 다하지 안 해놓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를 원하지 말자.
온 우주의 에너지를 쏟아부어서 내 삶의 깃든 나만의 글을 독특한 기법으로 풀어내고 싶다.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남들이 인정하지 않아도 스스로가 사무치게 잘 안다.
작년에 "낭만 살롱 글쓰기"에서 아주 초 스피드로 책 한 권을 출판했다.
혼자가 아니라 삶이 흔적이 엿보이는 학우들과 함께 공조로 책을 펴 냈다.
완벽하게 준비되었을 때 하면 늦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부족한 대로 글을 써서 한 권의 책으로 냈기 때문에 남들에게 자신 있게
내가 쓴 글을 홍보하거나 사달라고 말할 용기가 없었다.
그런 거였다.
자기 신뢰를 저 버린 글을 누가 재밌다고 읽어 주겠는가?
이번에는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투자해서 제대로 된 에세이를 선보이고 싶다.
적어도 남에게 쭈볐 쭈뼛 고개를 숙이면서 자신 없어 보이는 글 말고
당당하고 포부 있게 말하고 싶다.
"인생 책 한 권 냈어!"
그래서 글을 잘 쓰고 싶은 욕구가 꿈틀거리는데 몸과 내 능력은 바닥을 치고 꺼꾸러진다.
욕심을 내면 낼수록 글은 한 글자도 움직이지 않고 정지된 느낌이라
요즘에 내 기분을 다운시키는 요인이었다.
도서관에서 글쓰기에 관련된 책을 몽땅 빌려와서 남의 글을 훔쳐보지만 그럴수록 내 발자취가 숨 쉬는
글이 더 작아 보이고 위축 들었다.
남이 쓴 솔직 담백한 글 속에 내 영혼이 빨려갔다.
이렇게 정신 줄을 놓게 만들 한 편의 글을 쓰고 싶었다.
아직은 노력과 엉덩이의 끈기 부족으로 그런 기술은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욕심만 하늘을 찌르지 생각보다 글을 쓴다는 건 너무 힘겨운 노동이었다.
앉아 있는대도 육체적 노동 못지않게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었다.
갑자기 20년 절친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너 글 쓰면 나중에 담배도 피우게 돼!"
그만큼 신경을 써야 하고 초 집중을 해야 글이 써진다는 뜻이었다.
그때는 이해가 되지 않은 말들이 지금은 충분히 공감 가고 마음은 명필 글을 남기고 싶다..
중요한 건 엉덩이의 힘과 끈기와 시간이 필요했다.
뭐든지 첫 술에 배부른 법은 없다.
포기하지 말고 한심할 정도로 조금씩 행동으로 옮기다 보면 어느새 눈에 확 띄게 성과물이 보여줄 때가 있다.
조급함이 삶을 망친다.
이런 개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걸까?
처음 의도는 "내 삶의 이야기를 쓰는 법' 자전적 에세이 쓰기를 읽고 충분히 나를 위로해 줄
"햇살 같은 단락"을 접했기 때문에 혼자 보기 아까워서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다.
▶ 집이 깔끔하다면 그건 당신이 글을 쓰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싱크대 수챗구멍의 작고 동그란 물때를 문질러 없앴다.
이제 싱크대는 반짝반짝 빛날 정도로 완벽하게 닦였다.
나는 한발 물러서서 내 노동의 결실에 감탄했다.
땀만 조금 흘리면 안 되는 게 없다니까...
그러나 곧 문제의 핵심이 드러난다.
어째서 싱크대를 청소할 시간이 났지?
게다가 온 힘을 다해 아주 열정적으로 했네.
그래,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글을 쓰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야.
작은 요정들이 밤마다 몰래 와서 구석구석 쓸고 닦아주거나 돈을 주고 청소대행업젤을 고용하지 않는 한
당신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뻔하다.
책을 쓰고 싶은가?
자선적 에세이를 완성하고 싶은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가?
깨끗한 싱크대로 세상 사람들을 치유할 수 없다.
그러나 당신이 쓴 책으로 그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
※ 당신이 글을 쓰든 대신 무엇을 하는가?
그것에 대해 쓰라.
아무렇지 않다가도 가끔씩 널브러진 책들과 찌든 때로 얼룩진 집 안 곳곳과 마주할 때
왜?
이러고 살고 있는지 나에게 묻는다.
질문은 똑같은데 답은 수시로 바뀐다.
쑥쑥 생각과 감정이 막힘없이 쭉쭉 검정잉크로 채워질 때는 어수선한 집이 신경 쓰이지 않는다.
내 에너지가 소중한 뭔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떠도는 글감을 표현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계속 밀어내고 있었다.
집안일도 못하게 부정적 감정이 폭풍우처럼 휘몰아칠 때면 글쓰기에 회의가 느껴질 때가 있다.
가끔은 내가 나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내 안의 여러 개의 자아가 싸움박질 해 된다.
책 읽기와 글쓰기와 달리기를 내 삶의 주 역할로 바꾼 다음부터였다.
나도 모르게 삶의 루틴이 생겼다.
그러면서 주부로써 해야 할 일들을 뒷전으로 미룬다.
딱 하나는 지킨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저녁 한 끼 정도는 최대한 신경 써서 준비하려 애쓴다.
단지 기분 좋게 준비하지 않고 짜증이 몽골 몽골 올라오면서 겨우 한 끼의 식탁을 차린다.
허겁지겁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을 보며 귀찮지만 미루지 않고 내 노동력을 가담한 게
참 잘한 행동이라 뿌듯함이 송골송골 올라온다.
나머지 집안 청소는 내 시야에서 밀어내기 일쑤다.
위 글
낸시 작가의 글은 하기 싫은 돈이 안 되는 집안일을 우선순위에서 밀어낸 나를 웃게 만들었다.
단지 지금 내가 쓰는 글이 타인의 삶에 단비가 되어주는지는 의문이었다.
단 한 명이라도 매일 끄적이는 글로 남들에게 작은 희망과 위안이 되기를 바라본다.
Chat GTP를 처음 접해 보고 글쓰기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똑똑한 기계는 단 5분도 안 걸려서 매끄러운 글을 토해냈다.
감정이 들어가지 않았고 진솔한 공감이 빠져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문맥이 매끄럽고 좋은 내용이 쓰여 있어서 내가 오랜 세월 연습해도 따라잡지 못할 부분이
분명 존재했다.
글쓰기를 계속해야 할지?
흔들렸다.
중요한 건 훌륭한 작가는 되지 못해도 내 삶을 토해내는 글이 자기반성과 성찰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거 하나 만으로도 글쓰기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가 되었다.
다양한 글을 쓰려면 세상에 나와 있는 수많은 작가들의 일상을 훔쳐봐야 했다.
"모방하라
베껴 써라!"
시간이 날 때마다 좋아하는 책을 옆에 끼고 사는 이유였다.
좋은 글은
직접 경험에서 겪은 내용을 쓰고 그로 인해 한 자락 울림을 남기면 된다.
또 한 편으로는
남들이 쓴 글을 읽고 느낀 점이나 좋은 글들을 훔쳐 오는 거였다.
잘 다듬어서 내 방식의 글로 풀어내면 그 언어가 내 삶에 스며든다.
고로 나는 노력한다.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더 열심히 고군분투해 보겠다.
"나만의 언어로 내 삶을 쓰는 것"
쉬은 건 아니지만 나 아니면 아무도 대필해 줄 수 없다.
대필한다면 솔직 담백한 글이 탄생할 수 없다.
지금보다 조금 나은 삶
지금보다 조금 더 삶의 혼이 깃든 글을 쓰는 것
그건 인생을 더 살면서 글쓰기의 매듭을 짓지 않는 것
흔들리는 삶 속에서 굳은살도 배기고 근육도 생기면서 단단해지는 거였다.
역경과 파도는 내 삶의 기회였다.
정리하지 못하고 내 손길을 기다리는 책들.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
맛있는 반찬을 먹는 것처럼 좋은 글을 매일 먹자!
어수선해도 글 쓰는데 지장 없고 사는데 별문제 없다.
중요한 건
내가 괜찮음 되는 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