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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카드를 언젠간 만들어봐야겠다- 는 생각을 가지고만 있을 뿐, 여기저기 강연을 다니랴 일러스트, 디자인 외주 작업을 하랴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강연을 다니면서 계속 카드에 대한 아쉬움이 쌓여가고, 프리랜서로 홀로 일을 몇 년째 하다 보니 팀작업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게 많은 INFP답게, 혼자서 또 누굴 만날 때마다 나 이거하고 싶어! 이거 하려고! 같이할래? 협업하자! 우리 이거 같이할래! 를 늘 던지고 다녔다.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도 계속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뜻이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일을 시작하게 되곤 하니까.
그 시기 즈음, 10년 지기 친구이자 지금의 스튜디오잉 기획자 우희와 자주 볼 일이 생겼다. 우희는 퇴사 후 아버지의 사업을 도와주면서 일상에 약간 여유가 있던 때이기도 했고, 개인적인 문제로 자주 연락할 일이 있었다.
S(나): 선화네 공작소(내 사업자명) 퇴사하고 싶어
W(우희): 너랑 난 퇴사하면 안 돼.. 우리 건물 지어야지... 우리의 꿈을 잊지 말자
홀로 일하는 서로에게 힘(?)을 주기도 하고, 농담처럼 우리도 창업하자! 를 입에 달며 살았다.
당시 우희와 여러 고민을 나누면서 '감정적인 게 나쁜 건 아니다- 무조건 편을 들어 예쁜 말만 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다.' 뭐 이런 대화들이 오고 갔고. 평소 단단함을 유지하려는 건 무리인 것 같다. 왜 많은 현대인들은 감정을 숨기고 그렇게 단단한 사람이 되어야 했을까? 하며 감정에 대해 얘기할 일이 있었다. 이 대화가 결정적인 계기가 된 건 아니지만 이런 대화들을 하면서 감정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던 것 같다.
이후에 우희네 집 근처로 수업 갈 일이 생겨서, 수업이 끝나고 나면 우희네로 종종 놀러 가기도 했다. 그날도 어떤 음식을 해 먹을지 고민하다가. 바지락을 사서 봉골레 파스타를 해 먹자! 해서 신선한 바지락과 한 자리에 모였다.
나름 성공적으로 봉골레 파스타를 만들어 먹고, 감정카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구제척으로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이 날 시작됐다.) '어른들을 위한 감정 표현 키트'라는 메모가 적힌 노션 페이지가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