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그게 뭐에요?
감정카드에 들어갈 일러스트는 캐릭터도 현란한 그래픽 디자인도 아닌, 오직 색으로만 표현하기로 했다. 앞서 말했듯이 캐릭터의 이미지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이미지를 주기 어렵고, 취향 또한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직관적으로 쉽게 감정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오직 '색'으로 표현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우리가 참고했던 책은 '컬러의 힘', '감정의 온도', '인간의 130가지 감정 표현법' 등.
W: 나 책 구매했어!
S: 오 뭐 샀어?
W: [130가지 감정 표현법] 이거랑 [컬러의 힘], 이번 프로젝트 아니어도 유용할 것 같아서 샀어. 내가 생각보다 색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것 같고 공부를 하고 싶어서.
S: 나도 이론적인 건 그렇게 잘 알진 못해 ㅎㅎ
W: 그렇구나.. 나중에 공부해서 컬러리스트 자격증도 따고 싶다.
S: 오 야, 같이 딸래? 나도 따고 싶었는데!
그렇게 우리는 컬러리스트 자격증 응시를 했다. 나는 시각디자인 전공자이자 관련 경력자여서 컬러리스트기사를 딸 수 있었고, 우희는 컬러리스트 산업기사 응시가 가능했다.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졸업증명서를 받고 시험을 볼 시험장을 찾아 접수를 하려는데, 이게 무슨 일... 가까운 시험장은 인원 초과였다. 5초 전까진 자리가 있었는데 순식간에 마감이 됐다. 무슨 티켓팅 하는 것 같았다. 집에서 1시간은 더 가야 하는 복정고등학교로 접수를 하고 전공/실무자에겐 그리 어렵지 않다는 후기를 믿으며 시험 2-3주 전까지 어영부영 지냈다. 그리고 필기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걸 확인하고 부랴부랴 기출문제집을 구매했다.
많은 기출문제집이 있었지만 내용은 다 거기서 거기겠거니 해서, 미진사에서 나온 2021 컬러리스트 기출문제집 세트를 구매했다. 표지가 깔끔해서 맘에 들었다.
산업기사 기출문제+기사 기출문제 1권, 이론집 1권, 산업기사+기사 해설 1권 이 있는 세트인데 다른 문제집을 안 봐서 추천-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기사 기출문제만 필요했으므로.. 산업기사 부분은 책을 반 똑 잘라서 우희에게 줬다. 아니 팔았던 것 같다. 음 조금 아쉬웠던 게, 산업기사 기출문제와 해설이 책 앞쪽에 있어서 깔끔하고 예쁜 표지가 있는 부분을 줬다는 점...
여하튼 시각디자인 전공생! 현 디자이너! 의 자부심을 갖고 첫 모의시험을 봤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가장 자신감 넘친다고, 그 깡으로 공부 안 하고 풀어야지~ 하며 시간도 재가며 본시험처럼 풀었다.
반은 찍어서 고민할 시간을 줄일 수 있었고, 덕분에 시간도 반 이상이나 남았다. 그리고 50점을 간신히 넘은 점수가 나왔다.
경력자들한텐 쉬울 거라면서요...?
그래도 생각보다 학교 다닐 때 배웠던 내용들이 있긴 했다. 문제는... 분명 배웠는데, 아는 건데 이렇게 접하니까 답이 뭔지 모르겠는 것...
다시 이론집을 펼쳤고, 생각보다 공부할 게 많다는 사실에 좌절하며 제1과목: 색채 심리, 마케팅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학교 다닐 때 들었던 광고 수업과 인턴 생활 때 배웠던 마케팅 이론 내용들이 대부분이어서 제1과목은 쉬웠다. 2과목까진 할만했다. 그리고 3,4,5과목은 정말 말 그대로 외워야 하는 과목들이어서 시험 보기 3-4일 전까지 이론집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 같다. 학교 다닐 때, 웬만해선 전공과목은 포기 안 하는데 어쩔 수 없이 포기했던(정말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사진 머리와 3D머리가 없기 때문에...) 과목이 3D와 사진학 강의인데, 생각보다 사진 관련 이론들이 꽤 많이 나와서 공부하기 너무 힘들었다.
W: 나 1회 차 52점, 2회 차 54점 나옴. 망할 각 아니야?
S: 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 나 2회차 59 나옴
W: 와 너, 점수 수직상승이네.
59점이 수직상승한 점수라니. 앞 날이 깜깜했다.
하루에 기출문제 1회씩 시간 맞춰서 풀기 + 오답노트 + 이론집 1-2시간 공부, 하는 식으로 일주일 벼락치기를 했고 대망의 시험날이 왔다.
힘들게 얻어낸 귀한 합격점수! 우희도 무사히 합격을 했다!
S: 수고했어... 실기는 천천히 준비하자 T.T
W: 응. 실기는... 나중에 따자... 지금 나도 너무 정신없음...
둘 다 본업이 한창 바빠질 시기여서, 대화창에 '...'이 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