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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Sep 05. 2022

부산에서 29,000원으로 만나는 양식 런치 5코스

부산시청 골든리지, 불과 얼마 전까지 25,000원이었다는 사실

솔직히 식전 빵과 디저트를 포함한 런치 7코스에 25,000원일 때는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물론 메인 요리가 채끝, 안심의 스테이크가 아닌 파스타일지라도 말이다. 단독 룸에 접시마다 플레이팅 되어 나오는 그림 같은 비주얼은 최고급은 아니지만 오! 레스토랑이었어! 하는 곳이 바로 이 부산시청 인근 골든리지다.


2013년 진주 열혈 청년 식당이 전신인 골든리지는 양식을 프렌치, 이탈리안, 일본의 조리법을 믹스해 한국 음식으로 재해석해 내고 있다. 레스토랑에 대한 비용의 문턱을 낮춰오며 지역의 싱싱한 식재료로 건강을 담아온 골든리지. 이정문 셰프의 소개글에서 몰랐던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얼마 전까지 25,000원이었지만 지금은 29,000원이 되어 버린 특별한 런치 코스는 식전 빵, 아뮤즈 부쉬, 머시룸 요거트 샐러드, 마르게리타 피자(수비드 닭가슴살 중 선택 1), 가지 만두, 메인 요리 파스타(찹스테이크 돈부리 중 선택 1), 그리고 마지막 디저트로 구성된다.


스테이크로 업그레이드된 골든 코스(59,000원), 골든 한우 코스(100,000원), 골든 셰프 코스(200,000원)까지 다양한 코스가 있지만 가볍게 나누는 점심 자리가 필요하다면 29,000원에 제공되는 점심 골든리지 특선 코스가 딱이다.


직접 구워내는 식전 빵 포카치아는 살짝 술빵 같은 식감을 준다. 함께 재공 되는 발사믹 소스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한우육회 가르파쵸, 육포 치즈 샌드위치, 감바스, 표고버섯 초밥 4가지의 핑거 푸드가 둥그런 달 모양의 접시에 놓인다. 포크가 아닌 손으로도 먹을 수 있는 깜찍한 핑거 푸드들은 한식을 다양한 국적의 요리로 재해석한 글로벌 소울 푸드들이다.


계절 샐러드에 발사믹 드레싱, 버섯들에 연근 집, 치즈, 그릭요거트를 더한 머시룸 요거트 샐러드는 아뮤즈 부쉬에 이은 두 번째 애피타이저다. 피자와 닭가슴살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지만 늘 마르게리타 피자를 선택한다. 피자 성애자이기도 하지만 피자 위에 가득 올려진 루꼴라는 보는 것만으로도 싱그럽기 때문.


가지 만두는 골든리지의 시그니처다. 새우, 낙지, 주꾸미, 야채 반죽으로 속을 채운 가지 튀김에 토마토 살사 소스를 올려낸 요리로 색다른 식감을 제공한다. 메인 요리 역시 파스타 성애자인 난 늘 파스타를 선택하는데 기본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가 제공되지만 4,000원을 추가하면 토마토, 크림, 게장 파스타 중 하나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게장 파스트라고? 하겠지만 사실 게장 파스타는 골든리지 파스타라고 이름 붙일 만큼 대표적인 골든리지의 시그니처 메뉴다. 게의 내장의 풍미를 그대로 살린 파스타로 한 번은 먹어봄직하다. 코스의 마지막인 디저트는 계절 과일과 수제 허니버터 감자칩, 아이스크림이 제공된다. 어떤 순서로 먹어도 즐겁다. 그때그때마다 접시에 쓰인 센스 있는 레터링을 보면 기분마저 좋아진다.


특선 코스에 커피는 아메리카노, 얼그레이 혹은 루이보스티가 테이블 주전자에 담겨 있어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점심에만 제공되는 골든리지 특선 코스, 조금 특별한 만남이 필요할 때 함께하기 좋다. 거제동 골든리지는 내부 수리를 위해 현재 영업을 중단한 상태로 부산시청점에 올인하고 있다.


양식 코스라면 당연히 스테이크 아니야?라고 하는 분들은 절대 선택해선 안된다. 파스타나 찹스테이크 돈부리 따위가 무슨 메인 요리냐고 할 수 있지만 먹다 보면 이미 배가 부르고 눈이 즐겁다. 헤비 한 점심보다 가벼운 코스로 우리만의 공간 속에 대화가 필요한 순간이라면, 부산시청 골든리지의 특선 코스로 콜!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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