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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Sep 06. 2022

부산 사람들도 잘 모르는 로컬 치킨 맛집

소주를 부르는 거제동 부산교대 골드치킨

부산 교대 인근의 숨은 진주 같은 치킨 맛집 골드치킨은 익히 들어왔다. 노포까진 아니지만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손때 묻은 집으로 알아왔다. 집에 멀지 않은 곳이라 부산 교대 산책을 자주 하는데도 한 번도 가보질 않았다. 아무리 지나가도 어딘지 보이질 않았기 때문.


그러다 일요일 가족과 산책을 하다 원룸 건물들을 눈여겨보게 되었고 한 원룸의 골목 사이에 골드치킨이라는 간판이 시야로 확 들어왔다. 아! 여기가 그 골드치킨이었구나. 유레카까진 아니었지만 아! 하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가게 분위기를 보러 골목 안으로 들어가는데 아뿔싸! 불이 꺼져있다.


가게로 들어가 오늘 장사하나요?라고 물었더니 앉으라고 한다. 야채찜닭 반마리와 후라이드 치킨 반마리를 주문하고선 가족 셋이 테이블에 앉아 잠시 고민을 했다. 1. 에어컨이 켜져있지 않다. 2. 왠지 모기가 좀 있을 거 같다. 3. 전체적으로 청결해 보이지 않는다.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었던 치킨집이기도 했고 이미 주문을 했는데 나가기도 뭐했다.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이미 모기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우리였지만 음식이 나오자 덜어 먹기 바빴다.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아이는 후라이드 치킨(한 마리 18,000원, 반마리 10,000원)을, 아내와 난 맵싸한 야채찜닭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반마리의 야채찜닭과 후라이드 치킨


야채찜닭 반마리(12,000원)지만 생각보다 양이 많았고 양파를 아낌없이 쏟아 넣으셨다. 가족과 함께라 술을 곁들이진 못했지만 소주 생각이 절로 났고 따끈한 밥 한 공기 생각이 간절했다. 이거 하나면 어른 셋이 소주 몇 병 비워내기도 괜찮을 거 같았다. 물론 먹성 좋은 분들은 한 마리는 시켜야겠지만.


골드치킨의 시그니처는 바로 야채찜닭이라 들었다. 당면 사리(2,000원)를 추가하면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단짠의 초딩 입맛이 아니라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고추장, 고춧가루 베이스의 그 맛 그대로다. 짜지 않고 그렇다고 맵지 않은 균형 잡힌 닭볶음탕 같으면서도 찜닭 같은 찜닭.


후라이드 치킨은 얼마 전 들렀던 남천동 동화대반점의 닭튀김을 살짝 닮아있다. 소량의 카레 가루를 넣은 듯해 치킨 본연의 맛이 살아있고 과하지 않은 바삭함으로 또한 치킨의 맛을 더욱 살려준다. 반마리인데 생각보다 많은 양에 다 먹을 수 있을까 했지만, 완벽하게 클리어했다.


사실 골드치킨은 로컬에서도 로컬 사람들도 잘 모르는 숨은 맛집이다. 가본 사람들이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방문하는 그런 집이다. 더운 데다 모기까지 있어 먹기 힘들었지만 선선해지는 가을에 꼭 다시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카드와 현금영수증은 준비 중이라고 하니 현금 지참 필수!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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