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잡대(지방 잡대)를 나온 나를 비롯한 나의 대학 친구들은 대부분 서울에 자릴 잡았다. 일자리를 찾아서, 미래를 찾아서 모두 떠나버리고 두 명의 친구만 달랑 부산에 남아있다. 가장 먼저 서울로 갈 것 같다던 내가 졸업을 하고 23년째 부산을 지키고 있다는 건 내가 생각해도 참으로 의외다.
서울로 못 갔거나 안 갔거나.
둘 중 하나겠지만 둘 다 틀리면서 맞다. 서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기도 했지만 부산을 더 좋아했기 때문이란 합리적 위안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23년 차 부산 지박령 직장인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가설이면서 결론인 셈이다. 1년 여 서울 근무 기간이었던 적이 있었는데 부산보다 더 삭막했던 기억에 부산에 대한 그리움이 아주 컸었던 그때였다.
평생을 살아온 부산은 내게 아주 특별한 도시다. 집 뒤를 보면 산이 있고 집 앞을 보면 바다가 있다. 옆으로 가면 강이 있고 저수지도 지척이다. 가슴이 답답해지면 바다를 산책하고 강변을 러닝 한다. 가성비, 가심비 좋은 맛집을 들러 요기를 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바다 같은 마음을 나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서울을 비롯한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누비고 해외 역시 여기저기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발을 내딛지만 내게 부산만큼 편한 곳은 없다. 언젠가 부산의 맛과 멋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오롯이 부산을 느낄 수 있는 나만의 관광 코스를 만들어 봤으면 한다.
어쩌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광안리, 해운대, 기장의 동부산 코스, 초량동, 남포동, 자갈치, 영도의 서부산 코스의 식상한 플랜일 수도 있겠지만 TMI로 선택과 결정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부산 토박이로서 하나씩 짚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창 너머 부산, 참된 부산을 하나씩 만나 보는 즐거움, 함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