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시우당의 우동맛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배고플 때 찾게 되고, 배고픈 이에게 맛있는 우동을 내어주는 서로에게 단비 같은 집, 시우당. 부산시청 근처에 직장이 있지만 오늘 처음 발걸음을 하게 된 볶음우동, 제대로 하는 집, 시우당. 우동맛집을 넘어 문화맛집이더라.
우동집에 가면 당연히 기본인 우동을 시켜야 하는데 밥을 좋아하는 일행 둘은 덮밥을(닭고기계란덮밥, 소고기덮밥) 우동을 좋아하는 둘은 명란비빔우동+유부초밥, 볶음우동+유부초밥 세트를 주문했다. 비빔과 볶음을 잘한다면 뭐 기본 우동이야 볼 거 없으니.
소고기덮밥을 한입 넣으니, 꾸미지 않는 맛, 그대로다. 닭고기계란덮밥 또한 양파와 계란이 소스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닭고기에 영혼을 불어넣은 맛이다. 든든한 한 끼로 손색없다. 명란비빔우동이 테이블에 놓이자 일순 감탄, 명란과 버터, 계란과 김가루가 앉아있고 느끼함을 덜해줄 땡초가 춤을 춘다.
느끼할 줄 알았던 우동이 부드럽게 혀끝을 감싼다. 명란 본연의 맛에 계란의 고소함이 더해져 부드럽게 넘어간다. 볶음우동은 살짝 매울 수 있어 순한 맛, 매운맛을 고를 수 있다. 당연히 순한 맛으로. 면과 숙주, 양배추가 소스에 버무러져 볶아져 있고 그 위를 장식은 가쓰오부시가 하늘하늘 춤을 춘다.
슥삭 비벼 한입에 넣는 순간, 아! 이게 볶음우동이구나. 일본 패키지여행 가서 먹었던 그 맛 그대로구나! 싶다. 일본여행을 그렇게들 많이 간다는데 갈 엄두를 못 낸 내가 그냥 여기 앉아서 일본 우동을 먹고 있네 싶다. 세트로 함께 내온 유부초밥은 또 어떤가. 적당한 크기, 과하지 않은 맛에, 한입 베어 물고 맛있다! 소리가 절로 난다.
우동집인데 바로 옆엔 보이를 비롯한 각종 차들의 향연이 펼쳐져 있다. 보이차 시음과 판매도 함께 된다고 안내가 되어있다. 찻잔도 이쁘고 보이차도 왠지 향이 확 퍼질 것 같은 분위기에 취한다. 엔틱 한 재봉틀에 잠시 향수에 빠져드는 순간, 아, 여기 우동집이었지? 계산을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