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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Apr 15. 2023

민정아, 뭉티기를 부탁해!

한우 뭉티기 300g에 2만 원! 부산 연산동 한우 뭉티기 맛집 민정

5번을 갔다 모두 웨이팅에 실패했다. 점심때는 맛도 볼 수 없었다. 오후 4시부터 웨이팅이 시작되는 한우뭉티기 맛집 연산동 민정. 맛 좀 안다는 분들 사이에선 이미 조용히 이름난 몸값 높은 집이다. 육회, 한우국밥으로도 더 유명한 이곳이 더 넓고 쾌적한 곳으로 한 달 전 이전을 했다.

이전하기 전 민정이 있던 곳. 웨이팅의 성지

돼지국밥집이 있던 2층, 지하철 1호선 1번 출구 연산동의 유명한 맛집인 선정한우 바로 맞은편 2층으로 이전한 이 민정은 오후 5시에 도착해도 웨이팅을 해야 할 지경이다. 심지어 홀의 테이블이 상당히 많음에도. 하지만 간단하게 빨리 먹을 수 있는 안주 덕에 회전율은 상당히 높다.

한우국밥은 육개장 베이스로 조금은 진한 국물이다. 맑은 국물을 선호하는 내겐 확 와닿진 않았지만 이 집 한우국밥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꽤 있다. 집밥 같은 밑찬에 뜨끈한 한우국밥 한 그릇이면 든든한 한 끼 해결. 민정이의 후한 인심이 가득 담긴 한 그릇이다. 한우 가득 9,000원의 행복이다.

민정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바로 뭉티기다. 뭉텅뭉텅 슬라이스로 썰어낸 한우 생고기를 참기름, 다진 마늘로 만든 양념장에 곁들여 먹는 음식으로, 대구의 향토음식인 뭉티기. 양념장에 고춧가루를 넣기도 하지만 이 집은 참기름, 다진 마늘만 넣어 더욱 고소하고 담백하다.

한우 뭉티기 300g에 2만 원. 한우 100g에 5만 원 하는 집도 있는데 설마 한우 맞겠어? 싶어 사장님께 물었다. 한우 A등급이니 안심하고 드시란다. 도착했을 무렵 친구들이 이미 3점을 먹어버려 이가 빠진 듯한 뭉티기 사진이다. 실제 접시 사이즈는 좀 적지만 한우가 빙빙 둘러앉은 뭉티기의 자태가 예사롭지 않다. 밑찬 또한 한우국밥과 같은 가짓수로 넉넉한 인심이다.

날 것으로 먹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를 배려한 친구들이 추가로 주문해 준 메뉴는 바로 한우 뭉텅 수육. 뭉티기가 그대로 물에 담겨 삶아진 것으로 생각해선 안된다. 한우를 삶아내 뭉텅뭉텅 썰어낸 수육이다. 이 뭉텅 수육의 화룡점정은 바로 큼직한 파. 파 한 점과 수육 한 점을 함께 집어 입에 넣으면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생각보다 빨리 식으니 젓가락질을 서두를 것.


한우 육회 역시 300g에 2만 원. 육회 전복 물회 12,000원, 이 두 가지는 다음에 꼭 먹어봐야 할 메뉴들이다. 오래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음주를 즐기기보다 맛있는 한 끼, 혹은 간단한 1차를 이어가기 좋은 집, 민정. 이전을 하고도 여전히 줄을 세우는 인심의 집이다. 빠른 회전율로 기다리는 시간은 길지는 않지만 그래도 30분~1시간의 기다림은 감수해야 한다.


뭐 특별하지도 않은 이런 뭉티기에 이렇게 진심이야? 할 수 있지만 이 가격에 있는 그대로, 꾸미지 않은 뭉티기 한 점을 맛본다면 고물가 시대에 갓성비의 남바완이라는 사실에 공감할 것이다. 연산동에 들를 일이 있는 분들은 한 번쯤 들러보기 좋은 집, 민정아! 오늘도 맛있는 뭉티기를 부탁해.

민정 한우 위치 @ 카카오맵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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