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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Apr 18. 2023

12,000원에 만나는 투뿔 No.9 한우밀면

부산 연산동 육개장, 밀면 맛집 '부산정'

부산 사람들은 대부분 밀면 전문가다. 웬만큼 맛있는 밀면집 몇 개는 바로 튀어나온다. 3대 밀면이니 하는 것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이미 자기 동네에 그런 맛있는 맛집들이 하나둘 자리했기 때문. 부산의 웬만한 밀면집 순례는 이미 마친 나로서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집, 부산정을 들른 건 행운이었다.


2주 전에 들렀을 땐 그저 육개장 집으로 알았다. 메뉴의 첫 번째 순서가 육개장이기도 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육개장을 먹고 있던 터였다. 맛도 양도 괜찮았다. 재방문 의사 80% 정도로 깔끔한 맛이었다. 그리고 최근 다시 들른 이 부산정 메뉴에서 눈에 띈 건 바로 밀면이었다.


한우 육개장, 한우 비빔밥, 한우 갈비탕, 한우 갈비찜, 한우 밀면, 한우 육회, 한우 뭉티기에 만두까지. 한우 일색이다. 그것도 대한민국 투뿔 한우 중에서도 최고등급 No.9의 위엄을 아낌없이 자랑했다. 고명에 올라가는 고기까지 투뿔 No.9이라니. 그러면서 이 가격이라니 실화 맞나? 싶을 지경.

오늘은 한우 육회비빔밥과 한우 밀면을 주문했다. 12,000원에 고명으로 올라오는 한우 육회치고는 양이 어마어마하다. 한 덩이가 툭하고 떨어진 느낌의 그릇에 공깃밥을 넣어 비볐다. 고추장도 매운 고추장, 맵지 않은 고추장 두 종류다. 맵찔이에 대한 배려가 남다르다.

한우 특유의 고소함과 부드러움, 밥과 야채가 어우러진 완벽한 조화. 곁들여진 육개장에 감사하며 슥삭 비워냈다. 일행이 작은 그릇에 덜어준 한우 밀면을 맛보자니 부산의 3대 밀면, 저리 가라다. 탱탱하면서도 얇은 면발에 입체 착 들어맞는 육수가 제대로다. 함께한 일행 모두 엄지 척.

와! 이 정도면 줄을 서도 될 판! 그러고 고개를 들어보니 만석이다. 오픈하고선 남던 테이블이 이미 꽉 찼다. 혹여나 웨이팅 하기 전에 몇 번 다시 와야겠다 싶다. 더 궁금한 건 바로 한우 뭉티기와 육회. 투뿔 No.9 등급의 한우 뭉티기가 中자가 25,000원이라면 대체 어떤 비주얼일까 싶다. 한우 육회 + 뭉티기 반반 中자는 27,000원. 조만간 꼭 맛보다 말 테다.


부산 지하철 1호선 연산역 1번 출구, 한우 뭉티기 맛집 민정 맞은편이다. 부산정 옆집은 작은 중국요리점 월량이다. 점심 단일 메뉴인 간짜장이 특히 유명한 월량이다. 월량 옆집은 그 유명한 한우 맛집 선정 한우다. 민정과 선정, 월량과 부산정까지 하나의 맛집 거리가 완성되는 느낌이다.

밀면은 잘 알지만 한우 밀면은 처음 듣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맛보기를 권한다. 면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한우 비빔밥을, 저녁 소주 한잔과 곁들이고 싶다면 한우 육회나 뭉티기를. 나 역시 가까운 날, 좋은 사람들과 부산정에서 따듯한 정을 나눌 예정이다. 소담스러운 이야기 뭉게뭉게 피워내며.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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