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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Jun 09. 2023

부산에 메밀싹 수육꽃이 피었습니다

부산 장전동 '만서리 이가네 막국수'

감자만두를 제외하곤 온통 메밀 천지다. 천서리에서 만서리로 이름을 바꾼 곳, 부산에서 가장 건강한 강원도 메밀 음식을 만날 수 있는 곳, 바로 장전동 만서리 이가네 막국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천서리 이가네였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만서리 이가네로 이름을 바꿨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주인이 바뀌었냐고 물었으면 주인은 그대로라고 떡하니 X배너를 입구에 세워놨다. 그만큼 두말할 나위 없는 맛집이다.

만서리 이가네 바로 인근에 살 땐 자주 갔던 집인데 이사를 가니 가보지 못하다 기회가 되어 들렀다. 이른 시간에도 사람들이 꽉 찬 게 더 입소문이 난 모양이다. 부산에서 이만큼 맛있는 메밀 요리 먹기 쉽지 않아서일 게다. 이 집의 시그니처는 바로 비빔 막국수와 동치미 막국수다. 특히 여름에 가면 너도나도 모두 이 두 메뉴가 잔뜩 테이블에 놓여있다. 매콤한 비빔 막국수에 시큼한 동치미 막국수까지 생각만 해도 벌써 입에 침이 고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꼭 주문해서 먹어봐야 할 메뉴가 바로 메밀싹 수육. 퍼석하거나 마르지 않고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수육이 도란도란 둘러앉아있는데 그 중간에 수북이 쌓아 올린 메밀싹이 화룡점정이다. 수육 한 점에 메밀싹 한 젓가락이 찰떡궁합으로 입속에 투하된다. 강원도를 통째로 한입 베어문 느낌이다. 플레이팅도 예쁜데 맛은 더 예뻐서 놀라운 메밀싹 보쌈! 테이블 가득 수육꽃이 피었다.

여름이 아닐 때도 여름이어도 여전히 맛있는 메뉴는 바로 메밀 칼국수와 옹심이 메밀 칼국수. 메밀향 가득한 칼국수로도 충분한데 옹심이가 추가되니 먹는 즐거움이 더 크다. 새알 같은 옹심이가 아니라 메밀로 만든 투박한 모양의 옹심이는 마치 무심히 강원도 사투리를 툭하고 뱉어낼 기세다. 따끈하게 한 그릇하고 나면 이게 한국인의 면심이지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쫀득한 감자만두는 빼놓을 수 없는 곁들임 메뉴. 간단한 밑찬 중에 열무김치가 단연 으뜸이다. 세상에 장전동도 모자라 해운대에도 매장이 생겼다는 만서리 이가네 막국수. 천서리든 만서리든 중요하지 않다. 부산에서 메밀 음식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곳이라는 게 중요하다. 특히 여름, 장전동에 가면 꼭 맛봐야 할 강원도의 맛, 만서리 이가네 막국수를 기억해야 할 이유다.

장전동 만서리 위치 @ 카카오맵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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