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량동 스모키 그릴
인도식, 태국식, 베트남식이야 낯설지 않게 만나는 음식들이다. 서울엔 이태원이, 부산엔 초량동이 전 세계 음식을 그나마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부산역에선 대부분 신발원, 마가만두, 사해방, 장성향 등 중식을 대부분 만나왔다. 특히 요즘엔 이재모 피자가 부산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어제 오후 이재모 피자를 지나게 되었는데 아예 야외 캐치테이블 키오스크를 막아놓은 걸 보곤 그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부산역 앞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고 어떤 곳을 가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나를 이끌고 간 곳이 바로 스모키 그릴이다. 러시아 식당이라니!!! 더군다나 일하는 사람도 러시안이고 손님들도 죄다 러시안! 러알못(러시아 잘 알지 못하는)인 나에게 어떤 메뉴가 괜찮을지 앞서 다녀온 분들의 래퍼런스를 통해 주문했다. 샤슬릭은 닭과 양고기로, 샐러드는 라파엘로, 스모키 그릴 치즈 케밥, 이름을 까먹은 야채 구이까지 총 4개를 주문했다.
샤슬릭은 꼬치구이와도 같아 친근하게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 20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샐러드는 라파엘로로 토마토에 치즈가 올라가 고소하면서도 싱그러운 맛이다. 여성분들이 특히나 좋아할 만한 먹기 편한 샐러드다. 스모키 그릴 치즈 케밥이라고 나온 음식이... 이게 케밥 맞나? 두 번을 물어봤지만 '맞다'라고 했지만 도무지 아니어서 주방장을 불렀다.
서빙하는 여직원이 스모키 그릴 치즈 케밥을 스모키 그릴도 알아듣고 잘못 나왔던 것. 케밥을 먹지 못해 아쉬웠지만 돈워리라고 하며 맛있게 먹었다. 야채 구이를 받아 들고선 그만 깜짝 놀랐다. 까맣게 탄 야채를 어떻게 먹으란 건지. 러시아에선 이렇게 먹는다고... 남자 둘이서 4개의 요리에 맥주 2잔씩을 마시는데 배불리 러시아를 느끼면 먹기에 딱 좋았다.
먹는 동안 다른 테이블을 유심히 관찰했다. 이렇게 많이 시켜 먹는 테이블이라곤 유일한 한국사람인 우리 테이블뿐. 러시안들은 샐러드 하나에 간단한 만두 혹은 그릴과 차 한잔이 다였다. 러시안 하면 왠지 폭식을 하거나, 시끄럽거나, 보드카를 즐길 거라는 편견을 무참히 깨 주었다. 조용히 그것도 차분하게 자신만의 음식을 즐겼다.
샐러드 6천 원에서 대부분 음식이 만원 혹은 만원을 조금 넘어선 가격. 메인 요리 하나만 혼밥으로 먹어도 전혀 눈치 볼 일 없는 집이다. 출장길, 여행길에 간단히 밥 먹고 가기 좋은 색다른 맛집이다. 만원으로 러시아를 만나는 설레는 맛집이다. 걷다 보니 우즈벡 식당도 있던데 다음에 한번 꼭 도전해 봐야지! 맛있는 미식의 세계로 인도해 준 귀인에게 무한 감사를!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