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으로 다시 서는 자영업자
그냥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셀 수도 없는 고민과 계획과 실행 끝에 오픈했던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내 사업에 대한 성취감과 그리고 앞으로 점점 커져갈 매출과 수익을 생각하며 얼마나 가슴 설레었는지. 늘 힘들 때마다 그 순간을 떠올린다. 그런데 그 순간을 떠올리는 주기가 요즘 점점 더 늘어만 간다. 엔데믹으로 코로나 때보다는 나아졌다지만 나만 왜 아직 정상 회복이 되지 않는 것인지. 아니 어쩌면 코로나 전부터 이래왔던 건 아니었는지. 문득 생각해보니 자영업, 그냥 하면 되는 줄 알았던 그 처음의 내가 떠오른다.
왜 안 되는지 앉아서 고민만 했다.
생각해보면 왜 사업이 잘 안 되는지, 내 가게에만 왜 이렇게 고객의 발길이 뜸한지, 신세 한탄만하기 일쑤였다. 그저 앉아서 머릿속으로 갖가지 이유를 리스트업 할 뿐이었다. 컨텐츠가 부족한 걸까, 친절하지 못해서 일까, 찾아오기 힘들어서일까, 너무 비싸서 그런 건 아닐까, 수많은 고민을 해도 답은 없고, 답답하기만 했다.
어떻게 하면 될지 온라인 검색만 했다.
그러다 틈날 때마다 온라인 검색을 시작했다. 3년간 눌러져있던 소비 욕구에 대한 보복 소비가 터질 거라는데 대체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어떤 전략을 세워야하는지 아무런 준비 없이 엔데믹을 맞았다. 물론 아직 완전한 엔데믹은 아니지만 어디를 가든 코로나의 그 꽉 막혔던 막막했던 상황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준비와 자세의 현실은 그저 내 손안의 스마트폰에서 집중해서 검색하다 어느새 샛길로 가버려 예능 영상을 보며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 스스로 브랜드가 된다는 것.
브랜드 (brand)
[명사] [경제] 사업자가 자기 상품에 대하여, 경쟁업체의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기호ㆍ문자ㆍ도형 따위의 일정한 표지.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소상공인은 스스로가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그냥 내 사업, 내 가게를 오픈하는 게 아니라 내 이름을 걸고 내 인생을 건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담아내야 한다.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규모든, 어떤 업종이든, 어떤 입지든 내 스스로 브랜드가 되어 이 브랜드를 제대로 사업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어떤 네이밍으로, 그 네이밍에 어떤 철학을 담아서, 사업으로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지 플랜을 짜야 한다. 거창하게 글을 적어서 그렇지 솔직히 이런 고민하지 않은 자영업자가 세상에 어디 있겠냐만 이건 한편으론 진정성이 담긴 스킬의 문제이기도 하다.
자영업에 브랜딩이 필요한 이유
브랜딩 (branding)
브랜딩은 소비자들의 머리에서 시작해서 감정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특정 브랜드에 신뢰감, 충성도, 편안함 등의 감정을 느끼며, 그런 감정들을 갖게 하는 긍정적인 경험들을 통해 그 브랜드에 가치와 이미지를 부여한다. 따라서 브랜딩이란 진정한 경험을 창조하고 소비자와 진실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과 관계의 구축을 통해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디자인 기획과 전략, 2014. 4. 15. 김문기, 커뮤니케이션북스)
자신이 브랜드가 되었다면 이젠 사업을 브랜딩 할 차례다. 자신의 사업의 입지, 아이템과 컨텐츠, 서비스, PR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시작으로 이 모든 항목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브랜딩 기획을 해야 한다. 이 역시 말이 거창해서 그렇지 어떻게 사업을 잘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좀 더 체계적이고 트렌디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항목 중 하나 정도를 좀 바꿔보면 어떨까? 이렇게 노력했는데도 도무지 되지를 않네? 하는 단발적인 액션이 아니라 전체 프로세스를 거시적 안목으로 미시적 플랜을 짜야 한다.
브랜딩으로 포지셔닝하는 부산의 모든 자영업자
포지셔닝 (Positioning)
어떤 제품이 소비자의 마음에 인식되고 있는 모습. 마케팅 전략상에서는 상품의 특성 및 경쟁상품과의 관계, 자사의 기업 이미지 등 각종 요소를 평가·분석하여 그 상품을 시장에 있어서 특정한 위치에 설정하는 일을 말한다. (매일경제용어사전)
내 사업, 내 가게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고객의 머릿속에 내 가게는 어떻게 인식되어 있을까? 궁금하지 않은가? 가까운 지인에게, 단골에서, 그리고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꼭 물어볼 필요가 있다. 조사라는 게 별거인가. 물어보고 답을 얻어 바꾸는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인 거다. 내 고객이 나를, 내 사업과 가게를 바라보는 인식을 파악하고 그 인식을 바꿔가는 과정 자체가 브랜딩이고 포지셔닝이다. 자 지금 당장 내 사업, 내 가게의 인식을 체크하고 브랜딩을 위한 포지셔닝 전략을 짜보는 건 어떨까? 지금의 인식에서 내가 바라는 이미지로의 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당장 점검해보자. 창업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무슨 조언을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은 접으시고 광고 카피라이터로서, 기업 홍보팀장으로서, 가장 일반적인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본 생각들을 담은 글이라고 여겨주시면 감사하겠다.
Street Success Fighter, 부산 소상공인을 위해
댄스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공전의 히트를 쳤다. 댄서라는 늘 가려진 직업의 그녀들이 싱어 못지않게 당당히 세상에 존재감을 드러냈던 예능이었다. 돌아보면 우리가 사는 이 정글 전체가 파이트 무대다. 그중에서 더욱 치열한 곳이 바로 이 소상공, 자영업이다. 서로 싸워 이기기보다 부산의 모든 소상공인들과 고객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 더 행복한 공존을 이어갈 수 있는 이상향을 꿈꾼다. 더 좋은 컨텐츠와 서비스를 고객은 요구하고, 그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내어줄 수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서로 기대며 살아갈 부산, 그런 부산을 꿈꾼다. 결코 꿈이 아닌 현실이길 진심으로 바라며.
- 본 글은 부산신용보증재단의 재단보 2022년 여름호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