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이야기
벼 타작을 앞두고 있습니다.
꼿꼿하게 누런 벼이삭이 버티어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모진 비바람에 여물어가던 벼이삭이 그만 논바닥에 납작 엎드려버렸습니다.
눈대중으로는 전체 논 면적에 절반쯤 넘어진 것같아서 모내기 즈음에 농협 벼보험에 가입해놓은 것을 다행으로 여겼습니다.
타작할 날짜가 바짝 바짝 다가오는 터라 속이 타서 담당 손해사정인에게 전화연락을 하여 방문을 재촉해야 했습니다.
"언제 방문하실지 궁금해서요.
저희 논은 다녀가시고 나면 바로 다음날이라도 타작을 할 수 있거든요."
(실은 타작할 날짜를 잡아놓고도 손해사정인이 다녀가지 않아 며칠 미뤄둔 속사정도 있고요)
같은 동네만 해도 예년에 비해 쓰러진 벼가 눈 닿는 대로 수두룩한 형편입니다.
게다가 이번 가을은 비소식이 잦은 통에 타작을 앞둔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습니다.
"낼 모레 또 비가 온다는디 워쩌냐. 하루라두 그 냥반이 얼릉 다녀가믄 좋것는디?"
성질급하고 걱정많은 엄마는 쓰러져 누워있는 벼이삭을 바라보면서 두런 두런 넋두리를 곱씹었습니다.
하루라도 빠지면 큰일이 나는 것처럼 즐겨다니는 동네 회관 마실도 뒤로 미룰 정도로 엄마는 손해사정인의 방문시간만을 목을 빼고 기다리셨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셔요. 오늘내일 사이에 방문한다고 연락이 왔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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