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 자작시를 올리며

일요시

by 심풀







하루가 멀다하고 빗방울이 떨어질 줄이야.

올 가을 날씨는 당최 종잡을 수 없습니다.

김장용 배추와 무, 베어놓은 들깨 무더기도 밭에서 그대로 젖어있는 채 가을햇살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턱대고 쏟아붓는 빗줄기는 밭작물의 여린 싹을 잔인한 손길로 녹아버리게 만듭니다.

햇살이든 빗줄기든 넘치면 모자람만 못할 수도 있고요.

가물어도 문제지만 햇살 한자락 보이지 않고 내리 며칠씩 비만 쏟아져도 역시 문제입니다.

씨를 뿌리고 정성들여 키우고 거둬들이는 농사일, 하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입니다.

그야말로 하늘에 기대어 살 수밖에 없습니다.

제아무리 인공지능에 컴퓨터가 우리네 삶을 쥐락펴락한다해도 날씨를 어쩌지 못하는 한 변치않을 테고요.

조금 몸집을 키운 밭작물은 그만큼 뿌리가 흙속에 단단히 자리를 잡은 덕에 같은 날씨에도 거뜬히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씨앗에서 여리디 여린 연두빛 싹을 갓 틔운 상태의 새싹.

자칫하면 그대로 훅 불어오는 바람에 꺼져버리는 촛불처럼 연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비실비실 하지요.


KakaoTalk_20251018_145604829.jpg?type=w773 월동 시금치 새싹☆

저래 보여도 한 겨울 칼날서린 비바람에 하얀 눈까지 뒤집어 쓰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월동 시금치입니다.

뿌리만 제대로 깊숙이 내린다면 질기고 질긴 생명력을 지닌 밭작물인 것을 겪어 알고 있습니다.

따스한 비닐 하우스에 의지하면서 고이고이 자라는 씨앗이 아니라 거친 비바람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는 저력이 숨어있습니다.

다만 요즘같은 가을장마, 위태로운 시기를 잘 견디어 주기만 한다면요.


KakaoTalk_20231217_151508453.jpg?type=w773 눈속에 파묻혀도 얼지 않는☆


사람처럼 우산이나 비옷을 씌워줘 위기를 모면하게 도와줄수도 없으니 안타까운 노릇입니다.

다음주에는 비소식이 잦아들 모양이라 그나마 다행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근래들어 기상청 예보가 웬만하면 빗나가지 않으니 굳게 믿어볼 참입니다.

거뜬히 이 시기를 이겨내고 난 후, 한겨울 서리와 눈세례에도 푸른 잎사귀를 자랑할 당당한 자태의 월동 시금치 모습을 그려봅니다.

사진을 뒤적여보니 반갑게도 월동 시금치의 모습이 담겨있어 함께 올려봅니다.

참으로 근사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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