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편지
멀리 있지만 항상 곁을 지키는 그대에게,
도서관에서 가을밤 인문학 콘서트를 연다는 소식에 발빠르게 예약신청을 하였어요.
가까이 사는 친구도 고등학생 막내 아이도 함께 다녀오면 좋겠다싶었지만 결국은 둘.
남편과 함께 저녁 나들이를 나섰어요.
시와 음악을 곁들인 콘서트, 남편은 이도 저도 아니지만 선선히 함께 해주었어요.
"시를 하나도 몰라도 될까요?"
이른 저녁을 챙기는 데 남편이 짐짓 걱정스러운 음성이 들려왔어요.
"무슨 말이에요? 시도 음악도 몰라도 돼요.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가면 되고요."
워낙에 문학에 시에 깜깜한 남편인 것을 이미 환하게 알고 있지요.
인문학 콘서트라는 말에 지레 겁을 먹은 남편의 모습이 어쩐지 귀엽게 다가왔어요.
실제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요.
음악을 시를 모른다고 즐길 지 못할 법이 어디 있으랴.
섣불리 아는 척 하는 사람보단 순수하니 더 보기 좋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어스름이 내려온 저녁시간 깜깜한 도로는 막힘없이 한산하였어요.
주로 아침에 찾아오는 도서관, 밤시간에 들어서는 감흥이 또 달랐어요.
뭔가 깊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깜깜한 어둠속에서 도서관이 저녁별처럼 아름답게 반짝거리는 것 같았어요.
인문학 콘서트장 입구에서 신청자 명단에 제 이름를 찾아서 체크를 하였어요.
전체 신청자 백명이 빽빽한 데 비해 막상 콘서트장의 헐렁한 분위기가 조금 아쉬웠어요.
말하자면 신청만 해놓고 정작 나타나지 않은 사람들이 꽤 많았던 것 같아요.
콘서트 장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테이블이 보였어요.
도서관 담당자들이 그 위에 음료수와 빵을 준비해 놓았던 거예요.
(저녁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달려온 관람객을 위한 따스한 배려심이 고마웠어요)
남편은 그중에서 음료수를 한 잔 마셨어요.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자니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어요.
그 중에서 눈에 띄는 한 분, 머리를 파르라니 깍은 스님 한분이 단연코 돋보였어요.
도서관 인문학 콘서트에 스님이 참석하셨으니 반가우면서도 신기한 기분이었어요.
대부분은 중장년층, 부부동반으로 온 경우도 몇 커플 보였고요.
사회는원광대학교 문예창작과 김정배 교수님이었어요.
지난 1월에 글쓰기 강좌로 이미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어 더욱 반가웠어요.
여전히 긴 파마머리를 휘날리면서 인문학 콘서트를 이끌어 주었어요.
인문학 밴드 레이 팀원 세분을 소개해주었고요.
그 중 아름다운 소프라노의 노랫소리는 그 밤 내내 콘서트장을 고운 시간으로 물들어주었어요.
그중 <아베 마리아> 한 곡을 아래에 따로 동영상으로 올려놓았어요.
인문학 콘서트 답게 노래와 노래 사이에 시가 흘러갔어요.
김정배 교수님의 위트있는 소개멘트와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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