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
아침이 아주 더디 옵니다.
안개가 짙게 내려앉아서요.
날마다 어김없이 하이얀 안개가 어둠처럼 드리워진 아침을 맞고 있습니다.
집앞 둑길 너머 개울이 사철 흘러가고 있습니다.
아래에 보이는 사진 가로수 바로 아래에 밤낮없이 콸콸 흘러가는 물길이 있는 것이지요.
그 탓인지 근래 며칠간은 눈을 뜨나 감으나 안개속입니다그려.
그나마 거무칙칙한 어둠이 아니라 보드라운 하이얀 안개속이니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것은 같으나 다른 느낌이 드는 군요.
뭔가 촉촉한 가리개가 두 눈을 감싼 것 같고요.
그럼에도 한 치 앞이 전혀 뵈지 않으니 갑갑한 마음을 다를 수가 없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무엇을 찾나요.
그렇지요.
빛을 기다리는 시간을 홀로 맞이해야 합니다.
자연의 시계는 멈추는 법을 모르니 저절로 아침 햇살이 스며들 것을 믿습니다만, 불현듯 촛불 한자루가 떠올랐습니다.
초에 불을 밝혀본 지 얼마나 지났는지도 도무지 셈을 할 수 가 없네요.
하도 오래된 일이라 그저 까마득한 옛 일이라고 밖에 둘러 댈 밖에요.
이 즈음, 가을은 하이얀 안개 투성이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겨울은 하얀 눈으로 하얗게 덮여질 테고요.
촛불 한 자루를 켜서 뿌연 안개속에서 고즈넉하게 세워놓듯이 자작 시 『촛불』을 지어보았습니다.
글쓰는 우리들, 저마다 가슴속의 촛불이겠지 하면서요.
글을 써서 ,아니 시를 지어서 무엇을 하려고 드느냐 스스로에게 되물으며 어줍잖은 욕심을 부러서 무엇할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글쓰기를 이어가는 것 같아도 단 한가지는 톡톡히 제 몫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스스로를 다독거려주는 것이지요.
내가 나의 마지막 촛불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세상에 가장 작은 목소리 한줄의 글과 시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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