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이야기
엊그제 금요일에 도서관 글쓰기 강좌 수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일주일에 두번, 총 6회 글쓰기 강좌.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고요.
첫 수업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합평'이야기를 수업이 진행되는 사이에 그만 흐지부지 사라졌습니다.
그만큼 부담스러웠던 탓이겠지요.
마구 혹평을 들을 준비를 내심 단단히 하였던 참이라 얼마간 아쉬움이 남았더랬습니다.
그럼에도 소설가 선생님에게 글쓰기 , 특히 소설이야기를 마음껏 들을 수 있어서 참말이지 즐거웠습니다.
소설을 모르니 더 신기하고 재미나게 들렸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간중간 영화나 그림, 연극, 더하여 출판사의 민낯도 귀동냥으로 들었고요.
수강생들과 개인적으로는 아무런 소통이 없이 수업이 끝났습니다.
하지만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아는 부분이 있지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글쓰기를 배우고 싶어하고 자신의 글과 책을 내고 싶어하는 구나'
정작 책을 읽는 사람, 독자는 점점 더 사라지고 있는 데…….
하여 치킨집 숫자보다 많은 출판사, 각종 글쓰기 코칭수업이 우후죽순 성행일 수 밖에 없겠지요.
(소설가인 선생님도 유료 클래스를 운영하고 계신다는 말씀도 얼핏 솔깃하였습니다)
마지막 날 수업 마무리를 하면서 출석부를 기준으로 개근상 선물로 성냥 모양 펜을 받았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앙증맞은 모양이고요.
빠알간 성냥 머리를 딱 잡아올리면 펜이 살짝 얼굴을 내밀더군요.
성냥불처럼 활활 글쓰기에 타오르라는 뜻일까요.
귀여운 펜이라 사진으로 담아올려두어 봅니다.
감각적인 필기구를 받아들고 어울렁 더울렁 눈호강을 합니다.
'가위바위보'
수업을 마칠 때마다 전 수강생을 상대로 선생님과 가위바위보를 해야했습니다.
이기는 사람이 살아남아서 사인본 책을 받는 식이었고요.
결론부터 미리 말씀드리자면 가위바위보에 번번이 재능꽝이었습니다.
"대전에서 제 시나리오로 연극이 열려요.
티켓은 두 장씩 드릴테니 열심히 도전해 보셔요."
그러다가 마지막 수업날, 딱 한번 행운이 따라주었습니다.
가위바위보 고갯길을 가까스로 넘고 넘어서 기어이 연극 티켓을 받게 되었으니까요.
(남편과 특별한 나들이가 될 듯하여 마냥 반가웠고요)
도서관에서 열리는 글쓰기 수업에 참여하면 할수록 짧은 수업시간에 아쉬움이 어찌 없으랴.
그럼에도 아무리 수개월, 수년 길게 배우고 코칭을 듣는다해도 결국 한줄의 글은 스스로 해내야하는 외로운 싸움입니다.
물론 능력있고 열정적인 선생님을 만나 코칭수업을 받으면서 속성으로 빠른 글쓰기 성장을 하는 방법도 저마다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으니까요.
정답이 없는 우리네 인생길처럼 더 나은 글쓰기를 향해 걷는 길도 다양합니다.
'천재여야 하나요? 필요한 건 인내심입니다'
어느 유명 소설가, 시인도 대강 쓰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 한편으론 위안이 되면서도 가슴 한 귀퉁이가 묵직해져옵니다.
아름다운 글은 오직 글쓴이의 끊임없는 노력을 자양분삼아 피어나는 꽃.
글쓰기는 그런 면에서 인내심이 많은 사람이 끝까지 해낼 수 있는 분야인 것이구나.
그렇다고 언제까지고 인내심만으로 쥐어짜듯 글쓰기를 이어갈 수는 없지요.
"쓰다보면 참 재미있어요, 그래서 자꾸 쓰게 되지요. 글쓰기에 확 빠져드는 순간이 또 좋고요."
글쓰는 재미는 아무리 능력있는 선생님한테 가르침을 받아도 쉬이 전해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내면 깊숙이 글쓰는 재미를 느껴봐야 그때 비로소 제대로 누릴 수 있으니까요.
그 달콤함에 빠져 구비구비 힘든 과정조차도 즐겁게 받아들일 수도 있고요.
2026년 봄, 더 나은 글쓰기를 향해 한발 한발 걸어가고 있습니다.
날마다 읽고, 배우고 그리고 쓰면서요.
진심에 진심으로.
진실하게 쓰라.
- 이중세(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