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소회
글은 자라난다. 아니 자라야 한다.
만약 글이 멈추어 있다면, 아마도 생각이 멈추어 있거나 지쳐 있을 확률이 높다.
만약 생각이 멈추어 있다면, 아마도 극심한 삶의 압박으로 인해 경험의 회로가 한 곳에만 집중되어 과부하가 걸려 있거나, 뿌리치기 힘든 나태로 인하여 경험이 멈추어 있을 확률이 높다.
만약 경험이 멈추어 있다면, 아마도 읽기와 걷기와 여행과 같은 습관을 통한 질문과 배움이 멈추었을 확률이 높다.
만약 배움이 멈추었다면, 아마도 게으름의 유혹에 굴복하여 현실에 안주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때론 글이 삐뚤게 자라날 때도 있다. 삐뚤게 자란 글은 때론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비정한 칼이 된다.
만약 글이 삐뚤게 자라난다면, 아마도 주변에 대한 냉소와 무관심에 빠져 있을 확률이 높다.
만약 냉소와 무관심에 빠져 있다면, 아마도 내 안에 관심과 사랑이 고갈되었을 확률이 높다.
오로지 욕망을 쫓아 내달리는 돈과 성공에만 얽매여, 주위를 둘러볼 애정어림과 삶에 대한 진실한 사랑을 잃어버렸을 확률이 높다.
글이 자라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욕심과 나태와 무관심'이다.
욕심이 쌓이면 생각을 경직시키고, 나태가 쌓이면 경험을 멈추게 하고, 무관심이 쌓이면 결국 사랑하기 어려운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결국은 글이 자라지 못하고 삶이 피어나지 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