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 바라문이여, 당신 집에도 친구나 친척 등 방문객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까?
바라문 : 물론 우리 집에도 손님이 찾아오지요.
부처님 : 그때 당신의 집에서는 손님한테 음식을 내 놓는 일이 있습니까?
바라문 : 그건 물을 것도 없소.
부처님 : 바라문이여, 그때 만약 손님이 음식을 들지 않으면 그 음식을 어떻게 처리합니까?
바라문 : 할 수 없이 우리 집에서 먹을 수밖에 없지요.
대답을 들은 부처님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조용한 목소리로 바라문에게 다시 이야기한다.
부처님 : 바라문이여, 방금 당신은 내게 온갖 욕지거리를 퍼부었소. 그러나 나는 그것을 조금도 받아들이지 않았소. 그러니 그 욕지거리는 당신 것이오. 어서 당신의 것을 찾아가시오. 만약 내가 당신의 욕설에 맞장구를 치거나 욕설로써 응수했다면, 주인과 객이 같은 음식을 먹은 거나 다름이 없었을 것이오. 그러나 나는 조금도 그 음식에 손을 대지 않았으니, 그건 당신이 먹을수밖에 없지 않소?
바라문이 반성하는 빛을 보이자 부처님은 게송(시)으로써 말씀하신다.
성난 사람에게 화내어 대꾸하면
거듭 악이 되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성난 사람에게 화로써 갚지 않으면
그는 두 가지 승리를 얻는다.
남이 성낸 것을 보고
정념으로 자신을 진정시킨 사람은
자기 자신을 이기고 또 남을 이기게 된다.
책 <진리와 자유의 길_법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