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네~2학년부 김지연입니다!"
이 말을 할 때마다 늘 황홀하다.
내가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이 좋고
내 이름 석자로 나를 말할 수 있어서 좋다.
말할 때 마다 셀레이고 이 말을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오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동시에 밀려온다.
나는 아마도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그들과 연결되고 싶고 그 안에서 내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다.
두 아이의 엄마로 사는 것이 가장 고귀하고 가치롭다.
그런데 아이들은 탯줄을 끊은 후 부터 계속 연결이 아닌 단절과 독립의 방향으로 살아간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니 안타까워도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연결되고자 하는 마음에
타인의 마음 속이 궁금하고
그들의 요구가 궁금하다.
그리고 친밀해지고자 애를 쓴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사람과 친밀하지 못할 때 가장 마음이 아프다.
계속 연결되고 싶고, 타인을 감각하고 싶은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언젠가 학교를 떠날테고 배운 것이 도둑질이니 어디선과 또 무언가를 가르치며 살아가고 있을 것 같다.
가르친다는 표현보다는 "교학상장", 함께 배우고 성장한다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학생에게 순간 순간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살아가라는 잔소리를 할 때마다 나를 돌아본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우주에서 소멸해버릴 것 처럼 부끄러워진다.
참 못났다.
그러다가도
안절부절하며 수업 교환을 요청하며 읍소할 때
"젼샘이 부탁하는 거라면 어떻게 해서라도 도와드릴테니 걱정하지 말아요!"라는 말을 들으면 내 마음이 우주만큼 부풀어 오른다.
그렇게 다정한 타인과 함께하는 나를 발견하면 뿌듯한 마음이 차오른다.
때로는 남을 돕고 내가 불편해졌다고 의기양양해지기도하고 대의를 위해 숭고하게 희생했다는 처연함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푸훗.....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내 깨닫는다.
다른 사람 신경쓰다 내 일을 놓쳤을 때
세상에 나같은 머저리가 있을까하는 자괴감에
나는 나를 호구라 불렀다.
그렇게 못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관계의 정상화"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나답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살아온 것과 다른 방향이라 힘이 들고 계속 마음이 불편하다.
대부분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다짐1 > 요청받지 않은 일은 하지마라!
다짐2 > 니 일 먼저해라!
다짐3 > 용기내어 거절해라!
그러던 중에 학교에 김민섭 작가님이 초대되어 대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주말내내 그의 책을 읽었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당신이 잘 되면 좋겠습니다'
'대리 사회 '
'우리는 조금더 다정해져도 됩니다'
그리고 그가 나왔던 유퀴즈도 보았다.
그의 삶속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 들었다.
잠시 그의 삶 속에 방문했을 뿐인데
내마음이 뿌듯함으로 차올랐다.
그는 온 힘을 다해 궁핍함을 이겨내며 교수가 되었지만 대학을 박차고 나와 작가의 삶을 살고 있었다.
타인과의 정중한 연대감을 큰 가치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희미한 희망이 샘솟았다.
그래....내가 살아가는 방향이 바보짓이 아닐 수도 있어.
온 마음으로 나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동료가 있잖아.
엄마랑 한 마디라도 나누려고 책 이야기를 꺼내주는 아들이 있잖아.
아무 이유없이 '너'라서 두 손을 걷어붙여주는 사람들이 있잖아.
김민섭 작가님에게 질문했다.
"작가님, 하루에 3곳씩 강연을 다니시면 집필활동은 언제하시나요?"
"글을 쓸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쓸 것이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7년간 한 달에 한번씩 글을 연재했어요. 그런데 그것들을 모아서 책을 낸 것이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에요."
유레카~!!!!!

그래! 쓸 것이 있는 삶을 산다면
내 글이 마르지 않을 거야.
글쓰기가 지치지도 않을거야.
그리고 잘해야 하는 게 아니잖아.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그냥해.
잘 하지 않아도 괜찮아.
글을 차곡차곡 모으면 언젠가 책을 낼 수 있을거란 생각으로 꾸준히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고작 브런치 작가가 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회의가 밀려왔다.
그래서?
글을 모으고 그 다음은?
책을 낸다 쳐!
그래서?
어쩔건데?
나는 그 다음을 모른다.
그런데 나와 연결된 타인들과의 어우러짐이
그 다음을 만들거란 희미한 예상?예고편?이 보인다.
잘 쓸 자신이 없다.
그러나, 끝까지 쓸 자신이 있다.
우리 같이 강릉가요!!!!
옆자리 선생님과 의기투합하여
우리는 김민섭 작가의 서점, '당신의 강릉'에 가기로 했다.
그런 연결들이 앞으로의 나를 만들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