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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냥해지고싶다 Jun 03. 2024

서투름

  0살의 '봄이'는 너무나 작았기에 제대로 안기도 쉽지 않았다.

  1살의 '봄이'는 땅에 떨어진 건 일단 입에 넣고 보는 아이였다.

  3살의 '봄이'는  그림 그리는 게 가장 즐거워 여기저기 그림을 그렸다. 

  5살의 '봄이'는 고집이 생기기 시작하며 '싫어'라는 말이 기본값이 되어버렸다

  7살의 '봄이'는 공유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잠자리 스몰토크는 아주 중요한 일상이 되었다.


  나에게 아직도 육아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릴 때는 작아서 힘들었고, 조금 크니 고집이 생겨서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뒤 돌아보면 화낼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화를 내는 날에는 이렇게 육아에 서투른 나 자신에게 더 화가 나기도 한다. 처음이기에 서투르다고, 조금 더 지난다면 지금보다는 더 잘할 거라고 애써 날 위로해 보지만 그다지 속이 편해지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내 속을 편하게 하기 위해 서투르면 어떤 점이 좋을까라고 '원영적 사고'를 펼쳐보기로 했다. '원영적 사고'로 생각해 보니 서투름에도 분명히 장점이 있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이 항상 새롭게 느껴진다. 또한 새롭기에 지금 이 순간이 항상 신비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내 서투름은 '봄이'를 더 사랑하게 만들었다.


  새로움 안에 완벽함은 없다고 생각한다. 새롭다는 것은 채워나가야 함을 의미하고, 채워나가기 위해서는 계속 부딪쳐야 한다. 언젠가는 이 새로움이란 곳간을 가득 채워 완벽해지기를 바라지만, 완벽이란 것이 권태나 지루함을 수반하는 것이라면 나의 육아에는 완벽함이 조금은 늦게 오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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