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다 같이
봄이가 태어나고 한달정도 지난 뒤의 일이다. 겨울이가 갑작스런 일이 생겨 2박 3일정도 외박을 해야할 일이 생겼다. 나는 '뭐 2박 3일 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아주 쉽게 겨울이에게 갔다오라고 했다.
가는 순간까지 걱정하는 겨울이에게 걱정하지 마라고 알아서 다 한다고 자신있게 배웅한 뒤, 내 자신감이 폭삭 무너지는 데에는 1시간도 필요하지 않았다.
모든 아이들은 어렵지만 신생아는 더 어려웠다. 지금 생각하면 눈감고도 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처음인 나는 모든게 서툴렀다. 그런데 이 서투름을 바람만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봄이 앞에서 보여줄 수는 없었다. 24시간 내내 긴장한 상태로 봄이를 돌보았다. 야간 수유까지 하고나니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아이가 잠시 자면 나도 반쯤 기절한 채로 누워있다 화들짝 놀라 뒷정리를 하곤 했다.
식사도 수면도 불규칙해지며 피폐해졌지만 그래도 우리집 시계가 돌아가긴 하더라. 마침내 2박 3일이 지나고 겨울이가 돌아오는 시간이 다가왔다.
웃으며 들어오던 아내가 어찌나 반갑던지, 눈물이 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왠 걸? 반가운 마음이 반, 원망스런 마음이 반이 생기던게 아닌가? 아내가 퇴근하고 돌아오는 나에게 보내던 눈빛이 이제야 이해가 갔다.
독박육아. 아주 공포스럽고 가능한 피해야하는 단어다. 육아에 있어서는 모든 게 처음인 엄마와 아빠다. 양가 부모님이 도와주시더라도 결국 주 양육자는 부부가 되야하기에, 육아만큼은 다 같이 책임져야 한다.
외벌이라고 해서 아내에게만 육아를 맡겨서는 안된다. 그렇기에 오늘도 퇴근길에 발걸음을 서둘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