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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 Mar 26. 2024

코칭은 나를 만나는 시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요.

어느 시점부터인가 나는 항상 누군가와 함께하고 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아이와 한 몸이 되어 모든 일을 함께하였으며, 아이가 성장하였어도 여전히 아이들 옆을 맴돌고 있다. 생각해 보면 결혼 이후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여행이나 심지어 가벼운 공원 산책도 늘 가족과 같이했으며, 회사에서도 항상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사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그다지 갖지 않고 살았던 것 같다.

얼마 전, 그동안 한 몸과 같았던 아이들과 갈등이 있었다. 속상한 마음에 집을 나와 혼자 걷기 시작했다. 이미 열 시가 넘은 늦은 밤이었지만 걷고 또 걸었다.


처음에는 분노하고 있는 나와 마주치게 되었다. 모든 일을 나를 둘러싼 환경 탓으로 돌렸다. 답답한 심정뿐이었다. 두 시간을 넘게 혼자 걸었다. 점차 잘못하고 있는 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들 앞에서 누구보다도 차가운 내가 보였다.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볼 생각도 안 하고 연신 나의 논리만 펼치는 모습이었다. 아이들 본인들이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 함에도, 나는 끊임없이 개입하고 있었다. 내가 만든 상황에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자, 이제는 나 자신이 안타깝기까지 했다.


깊은 어둠이 깔린 밤길을 몇 시간 동안 걸으면서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다시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 풀벌레 소리와 고요하게 흐르고 있는 물소리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외롭게 비어있는 밤길에서 나는 나 자신을 만나게 되었고, 결국 모든 것을 본연의 모습으로 돌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후 넓어진 관계와 역할로 인해 나를 만나보는 시간을 언제나 뒤로 미뤄왔던 나의 모습들이 이제서야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자신의 스케줄 표를 한번 바라보길 바란다. 거기에 나를 위한 시간이 얼마나 있는가? 일은 물론이고 개인적인 약속까지 포함해 ‘온전한 나만의 시간’은 얼마나 될까?’

- 나코시 야스후미(2018),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 책이있는풍경 -


코칭 교육 첫 시간에 작성했던 나만의 코칭 정의가 떠올랐다. ‘코칭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라고 코칭을 정의했다. 이미 코칭을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혼자 생각할 시간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나에게 적용할 생각은 못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누구나 가끔은 현재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점검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코칭 대화에서는 때로 고객이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내면을 돌아보는 성찰의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 시간을 통해 고객은 자신을 마주하며 스스로 살펴보고 깊이 있는 이해를 얻을 수 있다.


코칭 대화 중에 고객이 혼자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만일 충분하지 않을 때는 고객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코칭 대화와 별도로 제안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항상 함께하던 사람들과 떨어져, 조용하고 안정된 곳에서 자신에게 집중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 시간을 통해 고객이 어떤 성찰을 했는지 나누어 보면, 훨씬 더 풍부한 코칭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혼자만의 시간은 나의 마음을 마주하고, 내 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진짜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집단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 마음속 문제가 분명해지고, 본래의 내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다.’

-나코시 야스후미(2018),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 책이있는풍경-


나를 만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통해 더 나은 나를 찾기 위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이 시간은 자기 내면을 깊숙하게 들여다보며 솔직한 자신을 찾을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자신을 만나면 현재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 시간은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하는 의미 있는 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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