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잡스는 매일 아침 같은 질문으로 하루를 시작했다고 한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이 일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은 다짐이 아니라 기준이었다.
그는 그 기준에 충실했다.
의미 없다고 느낀 일은 과감히 버렸고,
중요하다고 판단한 일에는 집요하게 매달렸다.
완성도를 위해서는 사람과의 충돌도 감수했고,
사소해 보이는 결정들조차 이 질문 아래 놓였다.
그렇게 그의 하루는
중요한 일들이 중심이 되어 흘러가고 있었다.
그 중심은 오랫동안 흔들리지 않았다.
하루는 중요한 결정들로 먼저 채워졌고,
성과는 쌓였고,
그가 세운 기준은 여러 번 확인되었다.
그런데 삶의 끝에서 남은 말은
일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가족과 함께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떠올렸다.
마지막에 이르러
그 선택들은 멈췄다.
그때 떠오른 것은
선택하지 않았던 관계들,
그저 흘려보냈던 순간들이었다.
우리는 대개 중요한 결정을 기억한다.
그러나 마지막에 떠오르는 것은
설명조차 필요 없었던 관계들이다.
퇴근 후 아무 말 없이 마주 앉아 있던 자리,
자주 미뤘던 안부 전화 한 통,
늘 거기 있을 것 같아 건너뛰었던 저녁들.
삶의 무게중심은
그렇게 설명 없이 반복된 장면들 속에 숨어 있다.
그리고 삶이 끝에 가까워질수록
앞으로의 계획이 아니라,
아무 이유 없이 곁에 있었던 얼굴들이
끝내 남는다.
그들은
특별한 사건을 만들지 않았고,
중요한 선택의 이유가 되지도 않았다.
그저 거기에 있었을 뿐인데,
마지막에 남은 삶의 무게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이름 위에 놓여 있었다.
결국 모든 선택이 멈춘 뒤에,
나는 주변에 남아 있던 사람들을 통해
내가 누구였는지를 알게 된다.
사진: Steve Jobs at an Apple keyn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