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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남 May 26. 2024

잊혀진 주부

기억될 수 있는 사람

오늘, 혼자 울었다.


"기억될 수 있을까."

고요하게.

흐느낀다.


세상에서 지워져 가는 여정이 슬프다.


이 모든 것은 나의 선택이었던 걸까.

사회가 나를 내몰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너무 큰 것을 바랐나?

모든 꿈의 크기는 상대적인 거라고들 했다.


스타가 되길 바랐던 것도 아닌데.

이 슬픔은 내 마음이 어쩌면 바랬는지도 모른다.


잊혀가는 나의 모습에 울음이 터졌다.


"영감을 주고 싶다, 나도."


삶을 향한 갈망의 크기가 이렇게 컸던가.

초연한 회색으로 살기를 기대했는데

이제 보니, 나는 선명한 원색이고 싶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다.

사람들은 브런치에서 무엇을 기대하는가.

네이버만큼 크지 않고, 유튜브만큼 자극적일 수 없는 지루한 '글자적 사회'를 배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이러한 의문조차  착각에 빠져있을지도. 언젠가  좋게 키워드 알고리즘에 걸릴 날만 기다리는 잊힌 글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나는 글을 쓴다.

이 글을 읽게 될 모니터 너머의 상대를 떠올린다.

나처럼 만큼이나 상대도 기억되기를 바랄 테지.


울고 나면 세상이 명료해진다.


나는 기억될 수 있는 삶을 원한다.

일단, 나부터 상대를 기억해야겠다.


기억만큼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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