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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남 Jun 06. 2024

4세대 학당

사람을 만드는 프로그램

새로운 벤처를 상상하고 있다. 모두가 ai와 기술을 바라보고 있을 때, 나는 사람의 뇌적 메커니즘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람을 만드는 일.

과거엔 마을마다 훈장님이 있고, 사람을 길러내는 학당의 역할이 아주 컸다.


그러나 지금의 학교는 취업 아카데미 또는 이익 추구를 위한 사업 단체로 변질되었다. 어린 나이부터 다양한 선행학습과 시대에 맞는 지식 습득이라는 포모 현상에 볼모로 잡힌 아이들은 여러 학원으로 뺑뺑이 돌려지고 있다.


단순히 인문학적 교양이 필요하다는 진부한 말은 설득력을 잃은 지 오래다.


뇌과학적인 접근법으로 사람을 길러내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뇌 안의 신경세포(뉴런)간 전기적 작용의 메커니즘을 알고, 습관에 관여하는 세포를 인위적이고 의지적으로 생성하는 훈련 코스를 제공한다.


사람은 뇌의 전기 신호로 무의식적 행동을 하는 존재다. 의식이 참여하는 부분은 아주 미미하다. 그러나 그 미미함이 전체를 흔드는 작용 기전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한 미국 듀크대학교의 니콜 카라코스 교수의 신경세포학 논문에 근거해 벤처를 설계했다.


의식적 훈련과 의도로 “목표 뉴런”을 형성하고, 그렇게 생성된 뉴런은 사람이 어떤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행동 결정을 구분하는 신호등, 유도등 역할을 한다는 논리에 근거한다.


예를 들어 ‘절제 뉴런’을 형성해 두면, 어느 날 충동적일 수 있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앞을 향해서만 나아가던 전기신호가 신호등을 통과하면서 직진이 아닌 우회전을 하게 되는, 자신도 모르게 충동적 행동 대신 절제된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메커니즘이다.


 과정은 단순히 ‘바른 습관 형성 넘어서는 개념이다. 사람이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상상하고 구체적이고 실천적으로 행동하기 위한 ‘자기설계도면 만드는 작업이자,  구조 개선 프로그램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기억 세포를 형성한다. 미래에 있을 상황에서 보다 안전하게 생존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요즘의 너무나 편리해진 세상은 이러한 기억 세포를 스스로 형성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습득하기 위한 기회를 앗아갔다.


도파민 중독이라 불리는 사회 현상이 그 어두운 일면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도파민은 아무런 죄가 없다. 도파민의 역할은 뇌에서 기분 좋음을 전달하는 신호 물질에 불과하다. 그저 사람이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행동을 반복해야 함을 학습하게 될 뿐이다.


진짜 문제는 중독 현상에 있다. 중독은 뇌의 메커니즘에 비정상적 신호가 형성된 상태다. 도파민에 취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과정을 통해 얻은’ 도파민이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다.


건강한 도파민 획득 과정은 단순하다.

고통, 힘듦의 인내 -> 성과 -> 도파민 -> 기분 좋음

사람은 도파민을 얻으면, 그 과정을 반복하기를 습득한다고 했다.


다만 숏폼 미디어 및 너무 편리해져 버린 기술 세상이 사람에게 필요한 것들을 대행해 주면서부터 ‘고통, 힘듦의 인내’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성과’부터 시작해 빠르게 도파민을 얻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도박 중독에 빠지거나, 이미 다른 사람이 정리 요약해서 전달해 주는 교훈적인 콘텐츠로 순간의 만족과 깨달음을 얻는 듯한 숏폼 중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거나, 힘든 노동 또는 정신노동은 당장 때려치우고 더 깨끗하고 나은 환경에서 바로 그럴듯한 성과를 낼 수 있을 일을 찾는다.


이렇듯 지금 당장 도파민을 얻기 위한 방법을 찾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어내야만 건강한 자기 설계가 가능해진다고 믿는다.


프로그램의 기능을 위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행동 원칙, 필요 시설, 눈으로 확인 가능한 효과성, 필요 인력, 비용과 매출을 계산 중이다.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다. 그래서 순서상 반드시 필요함을 의식적으로 행한다. 앞순서 없이 일을 했다간 나도 똑같이 바로 성과와 도파민을 찾는 악순환에 갇혀버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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