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이 없는 건데, 있는 줄 알았어.
내 앞의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나는 왜?라는 질문에 답을 얻을 수 없다.
그동안 오해했다.
사람은, 삶은 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다.
이 세상에 살아있기 때문에
살면서 겪어나갈 뿐인 것이 사람의 삶이다.
이 단순한 사실을 거부하고 오랫동안 헤매었다.
모든 현상의 시작점.
호모 사피엔스가 인지를 시작하고, 존재하지 무언가를 상상하고,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을 가지기 시작한 그 지점으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현재의 믿음들.
이러한 믿음들은 과거이면서도 현재에 작용한다.
스스로 구속하는 삶을 만들고, 또 구속된다.
그때그때 입장과 이해가 발현하는 곳이 사회다.
그래서 각자의 믿음들이 충돌하곤 한다.
이러한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한 명의 사회인으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나도 특정한 사람들의 일부가 되길 원하고
그 일부의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는 룰을 배우고,
룰에 맞춰해야 할 일을 해나가는 역할극이다.
내가 선택하고, 하고 싶은 일이란, 그 마음까지다.
‘나는 어떠한 것의 일부가 되고 싶다.’
그러면 배워야 할 것들도 정리되고, 해야 할 일들도
정리된다.
그렇게 역할을 배우고, 잘 해내는 배우가 되는 것이 사람의 삶이었음을 납득하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