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를 잊지 마세요

by 유승란

자연이 날 부른다. 삼복더위에 어디로 가야 시원하게 쉬다 올까? 엄마가 우리집에 오신지 한달이 되도록 나들이 한번 가질 못했다. 주섬주섬 엄마 물건을 챙겨 들고 집을 나선다. 포천에 있는 산정호수로 갈 예정이다. 거동이 불편한 엄마를 차에 태우고 안전벨트를 하니 엄마도 실감이 나는지 좋아하신다. “엄마 어디 가고 싶어?” “아무 데나 다 좋지” 하신다.

일년 전 엄마는 설 준비에 분주하셨다. 자식들을 생각하며 힘든 줄도 모르고 음식장만 하느라 몸이 바쁘셨다. 오 남매가 출가하니 가족이 늘었다. 음식은 예전보다 배로 많이 준비 해야 했다. 혼자 조금씩 준비하며 행복해 하셨다. 애들이 좋아하는 식혜를 하신다고 무거운 쌀을 끌다가 소혈관이 터져 쓰러지셨다. 그후 치매에 합병증까지 와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시고 먹는 것 조차도 되질 않으셨다. 앞이 깜깜했다.

비가 온 뒤라 산의 나무들은 푸르름이 더해 나의 마음도 상쾌했다. “엄마 뭐 먹고 싶어?” 되도록이면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싶었다. “된장찌개 먹지” 육식을 싫어하시는 엄마는 언제나 된장국, 콩나물국, 하신다. 산정호수 가는 길에 우렁 쌈 밥집이 있다. 사람들이 서성이는 것을 보니 자리가 없나 보다. 순번을 기다리다 먹기로 하고 엄마를 휠체어에 태워 식당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우렁무침, 우렁쌈장, 된장국 각종 야채들 한상이 차려졌다. 어찌나 잘드시던지 한쪽 손이 기능이 안되 바닥에 흘리면서도 야채 을 잘 싸 드셨다. “맛 있 다.” 하는 말에 나는 왜 눈물이 나는 걸까? 여기서 더 아프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평생을 가정 주부로 사셔서 아프신 중에도 끼니 걱정을 하신다. `뭐 먹을까?` “애들 먹을 밥은 있니?” 체격도 조그마한 마른 분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리며 마트를 왔다 갔다 하신다. 우리는 앉아서 “엄마 그만하고 쉬세요” 지금 생각해 보니 자식이 맛있게 먹는 모습이 엄마의 행복이었을 것이다. 엄마는 자식을 반찬고로 돌돌 말아 키운다. 자식은 엄마 가슴에 상처를 내고 대일밴드도 붙여 주지 않는다. 나는 엄마를 붕대로 치료를 해주려 해도 그때로 돌아오지 않는다.

산정호수에 도착했다. 날씨는 덥고 흐려 안개가 낀 듯 뿌옇다. 호수바람이 불어 더위를 견딜 수 있었다. 엄마를 휠체어에 태워 호수를 돌았다. 데크는 가기가 편한데 가다 보니 비 포장 도로가 있다. 갈까? 말까? 망설였다. 휠체어에 타신 어르신을 모시고 온 가족이 갈수 있다고 다녀오라고 힘을 더해 주셨다. 힘든 데는 부축을 받아 걸어 가셨다. 걸어야 근육이 생겨 마비가 안 오는데 힘들다고 걸으려고 하지를 않으신다. 한바퀴를 돌지 못하고 중간에서 뒤돌아 왔다. 엄마는 좋아하셨지만. 휠체어 작동이 서투른 나는 힘들었다. 바람이 있다해도 덥고 이마에는 땀이 흘렀다.

엄마와 특별하게 한 건 없지만. 꽁냥꽁냥 마음으로 무언가 주고 받은 듯 기쁘다. 엄마는 몸이 불편한 자신을 한탄하며 울곤 하셨다. 지금의 모습은 행복해 보이셨다. 엄마는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내내 주무셨다. 외출이 피곤하셨나 보다. “엄마 저희를 잃어 버리면 안돼요. 저희를 기억해 주세요.” 주무시는 엄마를 보며 읊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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