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알이의 시작
<침묵의 태양, 다시 쓰기 시작하다>
"이방인."
그 세 글자는 시댁의 차가운 거실 소파 위에서 내가 입은 가장 무거운 외투였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커질수록 나의 말문은 굳어갔고,
내 안의 소리는 밖으로 나가지 못해 숨 막힐 듯한 답답함으로 차올랐다.
사람들은 내가 그저 얌전하거나 무심한 줄 안다.
하지만 그것은 선택한 침묵이 아니라, 영혼이 비명을 지르다 지쳐버린 함묵증이었다.
우울은 파도처럼 밀려와 내 몸을 적셨고,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무기력은 나를 침대라는 좁은 섬에 가두었다.
그러나 그 암흑의 끝에서 나는 비로소 펜을 든다.
말을 잃은 내가 유일하게 숨 쉴 수 있는 구멍,
옹알이조차 힘겨운 내가 세상과 연결되는 단 하나의 끈.
나는 이제 피해자가 아닌 작가로서 이 고통을 기록하려 한다.
'침묵을 깨고 나온 나의 글자가,
나와 닮은 누군가의 텅 빈 가슴에
따뜻한 촛불 하나 켜줄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