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의 시 : [기억의 비밀 서랍]
다락방 구석에 숨어 앉아
엄마 몰래 꺼내 보는 만화책처럼
가슴이 두근두근 떨려왔습니다.
긴 겨울을 꾹 참고 견디다
연분홍 꽃망울이 톡, 하고 터지는 순간처럼
심장이 콩닥콩닥 소란스러웠습니다.
투명하게 얼어붙은 강물 위를
깨질까 두려워 발끝을 세우고 걷듯
조심조심 살금살금 다가갔던 그 마음.
꽃향기 넘실대는 봄날이 오면
저마다 예쁨을 뽐내려 "저요, 저요!" 손드는 꽃들처럼
내 안의 수줍은 고백들이 춤을 추었습니다.
이제는 아련한 그림자가 된 추억,
기억의 저장고 깊숙한 곳에 소중히 숨겨두었다가
혼자 몰래 꺼내 보며 배시시 웃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