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박물관』김동식
매일 뜨는 태양이지만 새해 첫날에 맞이하는 해는 남다릅니다. 새해 아침 해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굳게 다짐하고 싶은 마음이 담긴 듯 강렬히 타오르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지난 한 해 어떤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었는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올 한 해의 목표는 어떤 것으로 정하셨는지, 혹시 아직 지나가지 않은 묵은 감정으로 새해를 맞이하기 힘들지는 않으신지요?
새해 첫 달 제가 소개해드릴 책은 김동식 작가의 소설『인생박물관』입니다.
김동식 작가의 이력은 독특합니다. 10년 동안 벽만 바라보며 주물 공장에서 일하던 이 남자는 무료한 시간을 이겨내고 싶은 마음으로 퇴근 후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공포 게시판에 글을 쓰기 시작하며 작가가 되었습니다. 주로 인간의 악한 마음과 이기심에 대한 1천여 편의 넘는 글을 썼는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세상은 아직 살만하구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입니다. 김동식 작가의 작품 가운데 흔치 않게 따뜻하고 뭉클하며, 해피엔딩을 가진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내가 인간을 사랑하기 위해 탐구하여 쓴 글이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한 해를 보내며 후회와 절망에 빠졌을지도 모를 우리에게 새해를 시작하는 힘을 주고 작은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위로의 이야기입니다.
일당도 벌지 못 하고 아이 분윳값도 없어 돈을 빌리러 간 동창회에서 게임으로 걷은 벌금을 얼떨결에 상금으로 받게 된 수학 천재. 매우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돈을 세어보고 흐느끼는「벌금 만원」, 미래를 바꾸기 위해 자신의 인생박물관에 들어가 나오지 못하고 갇혀버린 소년·소녀의 이야기「인생박물관」, 매사에 친절했던 삶을 살다 목숨을 구하게 된「친절한 그녀의 운수 좋은 날」, 자신도 모르게 베푼 친절이 돈다발로 돌아온「누가 내 머리에 돈 쌌어] 등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힘들고 지친 적도 많으셨죠. 끊이지 않는 범죄부터 답답한 사회 이야기까지, 저 역시 연일 보도되는 어두운 뉴스에 우울하고 절망한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죠. 만약 나의 인생박물관이 있어서 언제든지 들어가서 과거와 미래까지 둘러볼 수 있다면 얼마나 신기할까요? 과거에는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니었거나 오히려 인생에 도움이 되었던 일들도 있곤 하니까요.「인간은 언제 신을 믿는가」라는 단편 중에 ‘불행은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자란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새해는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변과 사람들도 둘러보고 불행의 씨앗이 자라지 않도록 긍정의 기운으로 시작해 보아야겠습니다.
훈훈한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며 소소한 반전의 재미까지 있는 책, 『인생박물관』. 희망의 새해를 맞이하며 읽기 더없이 좋은 책입니다
아, 또 한 가지 재미! 책 속에 거제시 고현터미널이 등장하기도 하는데요. 어떤 이야기인지 직접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2024년은 푸른 용의 해입니다. 푸른 거제 바다와 함께 나의 ‘인생 박물관’에 행복하게 오래 기억될 계획 하나 세워 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