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밤』루리
2월은 30일이 없는 달이라 다른 달에 비해 조금은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적게 일하고도 똑같은 월급 받는 달’이라며 순진한 기대감을 가졌던 달이기도 했습니다. 2월 29일에 태어난 누군가는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자신의 생일을 손꼽아 기대하는 달이기도 하고요, 정월대보름 달집을 태우고 달을 보며 소원이 이루어지길 기대도 하죠. 이렇게 저에게 2월은 기대감이 있는 달인데 독자님들에게 2월은 어떤 달인가요?
이번 달 소개해 드릴 책은 루리 작가의『긴긴밤』입니다.
『긴긴밤』은 지구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이름 없는 펭귄의 이야기입니다. 바다를 찾아가겠다는 기대와 꿈에 부푼 어린 펭귄, 그 꿈을 꼭 이루게 해 주겠다고 약속하는 코뿔소.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그들의 우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가 글과 잘 어우러져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전 연령대가 같이 읽을 수 있는 동화책입니다.
‘이 이야기는 나의 아버지들, 작은 알 하나에 모든 것을 걸었던 치쿠와 윔보, 그리고 노든의 이야기이다’
노든은 가족을 잃은 아기 코끼리들을 보호하는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라게 된 코뿔소입니다. 자신이 코끼리가 아닌 코뿔소라는 것을 알게 된 노든은 더 넓은 세상에 대한 기대를 잔뜩 갖고 바깥세상으로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아내를 만나 예쁜 딸도 낳지만, 인간들의 욕심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큰 부상마저 당합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다시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동물원에서 치료를 받고 생활하던 노든은 동물원이 파괴된 것을 계기로 주인을 잃은 펭귄 알과 함께 세상으로 다시 나오게 됩니다.
알에서 태어난 펭귄은 노든에게 살아남는 방법을 배워가며 사막과 초원을 걷습니다. 그들이 찾는 것은 파란 지평선이 있는 펭귄의 살 곳, 바로 바다입니다. 바다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냄새인지 모름에도 불구하고 온몸이 부서져 가면서 파란 지평선을 찾아가는 두 친구. 과연 이들은 바다를 찾았을까요?
살다 보면 기대했던 일들과 다른 결과에 속상한 적도 많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지만 성공 뒤의 성취감은 그 무엇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도 합니다.
노든 역시 바깥세상에서 이별의 고통을 겪고 분노했지만 용기를 내어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갔고 어린 펭귄과 그를 보듬는 친구들을 만나 진정한 우정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파란 지평선을 만날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친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긴긴밤‘을 걸어간 노력이 준 선물일 것입니다.
‘내 앞의 바다는 수도 없이 부서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긴긴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찾을 것이다’
수도 없이 부서졌다 다시 일어나는 파도처럼, 끝내 서로의 손을 놓지 않은 노든과 펭귄처럼, 한두 번 실패를 할 수 있지만 다시 도전한다면 우리도 파란 지평선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 새해의 기운이 채 가시지 않았습니다. 새해에 다짐했던 것들이 현실이란 벽 앞에 무너질 때, 여러분을 일으켜 줄 펭귄 친구가 곁에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