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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이것 또한 무스비

<너의 이름은> 을 통해 보는 인연과 만남

이번에 논해볼 영화는 바로



<너의 이름은> 입니다.


본 리뷰에는 스토리에 대한 전반적인 네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시기에 문제는 없겠으나, 혹시 불편하신 분은 페이지를 뒤로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 형아쌤의 반짝 평점

참신성 : ★☆☆☆☆

(남녀가 몸이 바뀌는 소재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그리고 흔히 다뤄진 판타지 주제지요.)


몰입도 : ★★★★☆

(흔한 소재 속에서 관객들의 몰입을 돕는 구성과 반전들이 있습니다.

아쉬운 건 초반 몰입도가 약하다는 점.)


메시지 : ★★★☆☆

(본 영화는 큰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작은 개개인의 마음 흐름에 몰입케하는 그런 영화입니다.)


심  리 : ★★★☆☆

(개인에 몰입하게끔 만드는 마력이 있습니다. 허나, 그건 제가 남자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여자로써는 몰입하기 힘들게 하는 몇 가지가 있는 작품입니다.)


전  체 : ★★★☆☆

(형아쌤의 개인적인 감성을 적재적소 터치한 작품.)





대략의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

“아직 만난 적 없는 너를, 찾고 있어”

천년 만에 다가오는 혜성
 기적이 시작된다
_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와 시골에 사는 소녀 ‘미츠하’는
 서로의 몸이 뒤바뀌는 신기한 꿈을 꾼다
 낯선 가족, 낯선 친구들, 낯선 풍경들...
반복되는 꿈과 흘러가는 시간 속, 마침내 깨닫는다
 우리, 서로 뒤바뀐 거야?

절대 만날 리 없는 두 사람
 반드시 만나야 하는 운명이 되다
_
서로에게 남긴 메모를 확인하며
 점점 친구가 되어가는 ‘타키’와 ‘미츠하’
언제부턴가 더 이상 몸이 바뀌지 않자
 자신들이 특별하게 이어져있었음을 깨달은
‘타키’는 ‘미츠하’를 만나러 가는데...

잊고 싶지 않은 사람
 잊으면 안 되는 사람
 너의 이름은?

-------------------------------------------------


라고 영화 소개에 적혀 있습니다.


흔한 소재를 흔하지 않은 재미로 엮어낸 이 영화.
시작합니다!



1. '만나다.' 한 스푼! 


누군가를 그리워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리워 하였으나 상황 상, 시간 상, 또 다른 어떤 이유로

결국은 만나지 못 한 사람이 있으신가요?
그래서 만나지 못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도
'만날 수 있어.' '만날 수 있어.' '만나고 싶어.' '만나고 싶어.' 
간절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너의 이름은>은 이 '만나고 싶은 간절함' 이라는 키워드를 위해 모든 노력을 쏟은 영화입니다.




꽁냥꽁냥(?)함을 초기에 넣어 타키와 미츠하가 만나보기를 원하게 되는 가벼운 초반 구성을 지나,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의 중반 구성을 휘몰아치듯 전개하여,
영화 내내 '만나라' 살아라 '만나라' 살아라 하고 외치게 되는 영화지요.


형아쌤 역시 아무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작스럽게 만나지 못 하게 된 인연이 있었습니다.
'내가 이 때 이걸 더 잘 했다면,' '내가 실수하지 않았다면', '내가 더..' 하는 끊임 없는 반추가 저를 괴롭혔죠.
'시간이 한 번만 더 허락한다면...' 하는 간절함 역시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최근에도 이러했습니다.

계속해서 만나고 싶은 사람과 계속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었지요.
마음에선 그냥 만나면 안 되는 거야?? 하고 끊임없이 떼를 썼지만,

이치적으로는 그래선 안 된다는 걸 알았기에
마음 꾹꾹 참으며, 감추며 가슴보단 머리로 살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타키에 몰입되어 있다가 영화 엔딩 크레딧이 올라옴과 동시에, 다시 저로 돌아왔을 때,
저는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슬픔과 힘듦에 울었습니다.




그리움을 견디고 있는 이들에게 몰입과 위로를 주는 그런 영화가

<너의 이름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른 방면으로도 생각이 흐르게 되었습니다. 
그리움 이전에 있는 '못 만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었습니다.
필사적으로 뛰는 타키와 미츠하를 보면서 '제발! 제발!' 하고 기도한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제발!' 하고 외치던 와중 제 기억 속엔 세월호가 떠오르고 말았습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조사관 활동을 하면서

세월호 피해 가족분들을 뵈어 왔습니다.
그 당시 때는 가슴 깊이 느껴보지 못 했던 마음이었기에

따뜻한 공감도 해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너의 이름은>을 보면서

'제발, 제발!' 이라고 기도할 때의 간절함과

전원 생존의 뉴스를 들을 때의 안도감
이 모든 것을 타키라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게 되면서 너무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제발.. 제발..' 이라고 외쳤으나

결국 돌아오지 못 한 이들을 맞이해야 했던 그 가족 분들이 떠오르면서요.
슬픔에 앞서 생기는 그 허망함, 비현실감, 죄책감 등...

이것도 알지 못 했으면서 그들의 슬픔과 함께 했던 저는
과연 특조위 조사관으로써 자격이 있었던 걸까...

하는 죄송스러움이 너무나도 컸습니다.



2. '타키 중심' 한 스푼!


영화 내에서 미츠하는 참 예쁘고 귀엽습니다.
그러나 인상에 깊이 남는 캐릭터는 아닙니다.

주인공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수동적인 느낌이지요.




혜성 충돌 이후를 알 수 있는 위치가 타키였기 때문에

타키가 더욱 주도적인 입장인 것은 설정 상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제외하고라도 미츠하의 심리 상태 중 이해가 안 되는 것이 많습니다.
타키와 미츠하가 동등한 주인공 입장이 아니었다고 느끼는 건 이러한 면에서 일 것입니다.



이렇다할 개연성이나 감정 묘사 없이

오쿠데라 선배와 타키를 엮어주려고 했던 것이 가장 의문이었다면
축제 전 날 도쿄에 가서 타키를 만나고 미츠하가 보인 행동 역시 깔끔하지 않습니다.
서로를 알아볼 것이라 확신하는 상태,

그리고 몸이 바뀐 상태에서 타키에게 보였던 진솔하고 씩씩한 성격이 
타키의 "누구야 너?" 라는 말 한 마디로 의기소침되는 것도 매끄럽지 않습니다.


결국 <너의 이름은> 은 타키 중심이었으며

미츠하는 내용 전개에 맞춰 움직이는 매개물이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결정적인 건 축제 당일날 미츠하죠.
미츠하 입장에선 타키의 몸으로 동굴에서 깨어나

마을의 혜성 충돌을 알게 되고 그 후에 "타키군!" 만 애타게 불렀던 셈인데, 
황혼기가 지나며 본래 몸으로 돌아온 미츠하는

그 전에 타키가 했던 모든 계획과 행동을 다 알고 있습니다.



몸이 바뀐다고 그 전에 상대가 했던 생각이나 의식까지 알게 되는 건 아닌 설정에서

이는 치명적인 설정 오류입니다.
타키가 주인공이며 주인공의 생각은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는 식의

무의식을 깔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몸이 바뀌자마자

'자, 이거 봐봐. 지금 전략은 이거고 나는 자전거를 망가뜨렸고,

폭탄을 가지고 중대 범죄를 할 거야' 식의
작전타임에 돌입했다면

그건 로맨스물이 아니고 첩보 스릴러 느낌이 되었겠지만요...)



(강력 범죄의 주범들...

청소년 범죄는 여러분들 가까이에 도사리고 있습...)



3. 너의 이름은 한 스푼!


<너의 이름은> 은 그립고 싶지 않은 간절함을 자극하는 영화입니다.
그를 위해 시간을 넘고, 발전소를 날리고, 아빠 멱살을 잡고, 몸을 바꾸는 판타지적 요소를 통해
현실에서 가능치 못 한 꿈을 가능케 해주는, 희망을 높이는 그런 영화입니다.


간절히 만나고 싶었던, 그러나 만날 수 없었던
그래서 꼭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은 그런 사람이 있나요?
그 간절함을 도닥여줄 무언가가 필요한 분들,




오늘 <너의 이름은> 한 편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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